[채권마감]연내 금리 인상론 "물 건너갔다"

[채권마감]연내 금리 인상론 "물 건너갔다"

전병윤 기자
2009.10.09 16:14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 온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이후 당분간 금리를 인상할 뜻이 없다는 분위기를 풍기자 채권가격이 모처럼 급등했다. 최근 힘을 얻었던 연내 금리 인상론마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돌변했다.

9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1%포인트 떨어진 4.36%,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4%포인트 내린 4.77%로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금통위 불안감으로 금리가 뛰기 시작한 지난 6일 4.44%를 하향 돌파했다.

외국인투자자는 국채선물 시장에서 장 초반 순매도를 보였지만 금통위 후 대량 매수에 나서 결국 3304계약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국채선물 12월물은 전날보다 33틱 오른 109.06으로 마감했다.

이성태 총재의 '누그러진' 발언이 채권시장 강세를 이끌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금융완화 기조는 당분간 유지하면서 4분기 이후의 완만한 경제성장, 선진국경제, 원자재시장 등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긴박했던 상황과 거리가 느껴지는 뉘앙스다.

또 최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꼽았던 집값 상승에 대해서도 날이 무뎌졌다. 이 총재는 "주택분야에서는 가격상승세가 둔화되는 움직임이 있으며 주택대출 증가 속도도 떨어졌다"며 이전에 견줘 발언 수위를 낮췄다.

다만 "앞으로 부동산 쪽 움직임이 더 안정되는지 잠깐 쉬고 상승 기대 심리가 되살아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여지를 남겼다.

총재 발언 후 채권가격은 폭등했다. 전문가들의 전망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쪽으로 점차 기울었었고 일각에선 이번 금통위에서 '깜짝 인상'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 터라 이 총재의 멘트는 시장의 우려를 덜어준 호재로 작용한 것.

주택가격 안정이 한은의 입장을 바꿔 놓은 원인이다.

유재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택가격은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이후 주택가격 상승률이 확실히 낮아지고 있으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크게 줄었다"며 "한은이 그간 주택가격에 놀랐다가 이 부문이 안정되니까 경기나 물가를 종합적으로 관찰할 여유를 가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남은 변수인 경기의 경우 강한 회복을 나타내기 어려워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렵게 됐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물가는 지속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경기는 기업의 투자 위축과 고용 부진으로 인한 수요측면의 회복이 여전히 더디다"며 "경기와 물가 모두 금리를 올리기엔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총재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의 생산조정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은 깜짝 지표에 대한 섣부른 해석을 경계하는 발언"이라며 "따라서 이 총재가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차단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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