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관건, 미증시 흐름도 영향..外人, 선물 움직임 주목
지난 9일 4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이며 우리 시장으로 복귀할 것 같던 외국인이 12일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를 재개했다. 미국 증시가 지난주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한 흐름을 보였던터라 이날 외국인의 매수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지만 521억원 매도 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물론 전날 일본 증시가 휴장했고 미국도 콜럼버스데이로 상당수 금융기관의 휴무였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거래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휴무가 매도할 이유도 될 수는 없다.
외국인이 돌아오지 않는 한 증시 상승이 힘들다는 것은 이제 모든 사람들이 안다. 그들을 움직이는 변수는 무엇일까.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환율을 지목하고 있다. 환율이 최근 빠르게 하락하면서 외국인들이 환차익을 기대하기 힘든 구간에 있다는 것. 따라서 환율이 어느 정도 반등해 외국인들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수준에 갈 경우 다시 매수세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3분기 기업실적이나 출구전략의 후퇴가 추세회복의 재료는 아니다"며 "가장 핵심은 환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의 변화에 따라서 현재 예측 가능한 기업이익의 범위가 상당한 편차를 수반하며 확대될 수도 있고 외국인 매매에도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제한적 약달러 기조가 증시에는 바람직하지만 지금은 너무 빠르게 환율이 떨어져 외국인들의 차익실현만 자극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도 "외국인의 움직임은 환율과 미국 증시의 흐름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은 원달러 환율이 다시 반등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수준에 가야 매수세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이 어제(12일) 1170원선까지 올라왔지만 아직은 부족한 수준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전날 외국인들은 지수선물을 1만 계약 넘게 순매도했다. 4달여만에 최대 규모의 매도였다. 느닷없는 대량 매도에 선물시장 참여자들은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었다. 일단 선물시장 전문가들은 미결제약정의 대량 감소가 동반되지 않았고 베이시스의 낙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방향성 매매보다는 차익실현(매수후 전매)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라고 지적한다. 차익실현이라고 할지라도 추가적인 상승이 어렵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매수했던 계약을 털어낸 후 신규 매도가 나타날 경우 하락에 베팅하는 방향성 매매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경우 베이시스 급락과 함께 프로그램 차익매도를 출회시켜 가뜩이나 매수 세력이 없는 현물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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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주나 코스닥 관심=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의 투자전략도 뚜렷하지 않다. 최근 증시의 흐름을 분석하는데 치중돼 있다. 다만 내수주에 대한 관심을 주문하는 목소리는 꾸준하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단기적으로 유통 및 보험 등 내수관련주에 대한 우선적인 관심을 권하고 IT주의 경우는 미국 기술주들의 실적 개선세를 먼저 확인하는 대응이 유리해 보인다"고 밝혔다.
유새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150선대에 근접할수록 기울기가 완만해지고 있어 수출주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에 대한 우려도 점차 감소할 것"이라며 "IT·자동차 등 수출주들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을 유지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미국 금융권의 실적 발표가 예상되고 높은 이익수정비율과 연체율 하락으로 인해 4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 되는 은행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코스피가 지지부진하면서 코스닥에 관심을 갖자는 목소리도 다시 나왔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에 대한 눈높이, 밸류에이션 부담, 환율 하락 압력과 외국인 매수세 둔화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상승 보다는 기간 조정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춤거리고 있는 코스피시장과 달리 상대적으로 흐름이 양호한 코스닥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래소 대형주의 방향성을 확인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단기적으로 코스닥시장 내 IT, 자동차 부품 및 장비주를 눈 여겨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