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3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1155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3월2일 올해 최고점인 달러당 1570원에 비하면 400원 이상 떨어진 것이다. 원화는 달러화뿐만 아니라 엔화, 유로화 등에 대해서도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 나타난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급등했던 부분이 국제 금융위기가 해소되면서 그 이전 상황으로 회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금융불안지표인 VIX(volatility index)가 올해 3월 초 52.6까지 급등했다가 최근 22.0로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 25.7보다 낮아졌다. 한국의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외평채 CDS 프리미엄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원화 강세는 그 의미와 한국경제에 주는 충격이 지금까지 나타난 원화 강세와 다를 것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국내외 여건은 2005~2007년에 나타난 원화 강세기 상황과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원/달러 환율 수준이 2005~2007년과 같이 900원대까지 하락하지 않더라도 한국 경제에 주는 충격이 클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바다.
과거 원화 강세기에는 세계경제가 신흥시장과 선진국의 동반 성장이라는 호황기를 구가한 반면 최근과 앞으로는 저성장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또한 당시에는 자산가격 상승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내수 경기도 호조세를 보인 반면 앞으로는 높은 가계부채 등으로 내수 기반이 과거에 비해 취약한 편일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추가적인 경기부양정책을 펴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미 재정수지 적자문제, 매우 낮은 기준금리, 높은 자산가격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유가도 2005~2007년의 원화 강세기 수준을 넘어서 한국 경제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실물경제의 대외의존도는 과거 원화 강세기에 비해 더욱 심해졌다.
요약하면 앞으로 전개될 상황이 과거 원화 강세기에 비해 좋지 않고 한국 경제의 대외의존도는 더욱 높아 원화의 두드러진 강세까지 가세할 경우 국내 경제는 성장둔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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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도래하는 원화의 두드러진 강세를 막기 위해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우선 국내 외화수급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정부, 공기업, 금융회사를 통한 달러화 공급 및 수요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특히 그동안 국내 외환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한 외채 축소를 유도해 수급조절과 함께 외환건전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국내 증시에 유입된 헤지펀드, 핫머니성 자금이 외환시장의 쏠림현상을 가중시키고 있어 이에 대한 감독 및 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도 단기부채비율과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어 이러한 규제 추진이 자본자유화에 역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국내 기업들도 지금부터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선 앞으로 전개될 원화 강세 상황이 과거 원화 강세기 상황에 비해 불리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특히 그동안 고환율 효과를 누린 수출기업들은 원화의 두드러진 강세에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경영합리화와 사업구조 고도화 추진이 원화 강세 타개를 위한 정답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