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日 팔고 韓 '싹쓸이', 왜?(상보)

메릴린치, 日 팔고 韓 '싹쓸이', 왜?(상보)

정영화 기자, 김태은
2009.11.19 14:09

삼성전자·KB금융·모비스 등 '블루칩'들 대량매수

19일 주식시장에서는 메릴린치 창구에서 시가총액 상위종목 싹쓸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덕분에 주식시장이 1620선을 돌파하는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과 일본 간 스위치트레이딩 물량이 메릴린치증권 창구로 대규모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한 외국계 운용사가 일본 주식을 팔고 대신 한국 주식을 매수하는 스위치트레이딩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 규모는 총 5억달러 정도이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본 증시가 상승 모멘텀이 굉장히 약화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양호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FTSE선진국지수에 편입함으로써 한국 증시를 일본 증시와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이런 스위치트레이딩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내 증시 강세와 반대로 일본 증시는 1.4% 하락해 이 같은 추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본의 블루칩인 도요타자동차가 -2.5%, 소니가 -2.1% 하락해 한국과는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메릴린치 창구 대량 매수, 얼마나?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종목군들 사이로 메릴린치에서 집중 매수가 나오고 있다. 덕분에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1~2% 이상씩 오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코스피에 4155억원이고, 프로그램 비차익거래 순매수 규모는 3800억원이다. 이 중 상당수는 메릴린치 창구 물량이다.

외국인이 산 물량은 대부분 외국계 특히 메릴린치에서 프로그램 바스켓(포트폴리오)로 들어온 물량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국인은 수출주, 내수주 가리지 않고 블루칩을 모두 사들이는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날 오후 1시24분 현재삼성전자(196,500원 ▲3,400 +1.76%)의 매수상위 창구 1위는 메릴린치로 6만8913주를 매수하고 있다.KB금융(146,700원 ▼1,200 -0.81%)은 메릴린치가 매수 창구 1위로 34만여주를 매수하고 있고, 신한지주 역시 매수창구 1위는 메릴린치로 22만여주 매수다.

LG전자도 메릴린치가 1위로 99만여주를 매수중이고,LG화학(323,500원 ▲6,500 +2.05%)도 메릴린치가 매수창구 1위, 4만여주 매수중이다.

현대모비스(390,000원 ▲1,500 +0.39%)도 메릴린치가 15만여주로 매수창구 1위,LG(87,600원 ▼800 -0.9%)는 메릴린치가 매수창구 2위로 5만여주를 매수중이다. 하이닉스도 메릴린치가 매수 상위 4위로 47만 여주 매수하고 있다.

◆외국인 왜 한국 대량 매수할까?

이와 관련 증시전문가들은 한국이 일본에 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특히 최근 증시 조정으로 PER(주가수익배율)이 10배 이하로 내려갔고, 내년 수익전망도 좋다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험적으로 한 창구에서 비차익거래 대량 주문이 들어오는 것은 특정 고객이나 기관이 집중적으로 편입비중을 높인 것이고 자금을 집행했거나 비중 확대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어 "한국 주식 가격이 최근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높아졌는데 특히 PER(주가수익배율)이 10배 이하로 떨어졌고 내년 실적 전망도 좋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통상적으로 PER가 10배 이하로 떨어지고 다음해 주식시장 전망이 좋을 경우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고 예상해서 사 모으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이 글로벌 국가들 중에서 이익증가율이 일본, 대만 다음으로 높다는 것도 그 근거로 들었다. 일본, 대만은 실질적으로 좋았다기보다 워낙 이전 해에 안 좋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좋아진 것인 반면, 한국의 실적 전망치는 실질적으로 좋은 편이라는 것이다. 연말에 한 번 더 랠리가 있을 것으로 김 팀장은 기대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지난주 기준 한국시장의 PER(주가수익배율)이 9.8배로 선진국 시장에 비해 30%가량 쌌고, 이머징마켓 대비 23%로 할인됐던 것은 사실이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하지만 이것은 이미 알려진 호재로 새로울 것은 없고 연말 이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인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시장 반응이 다소 의외라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대량 들어온 것은 긍정적이나,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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