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롤러코스터 벨트를 단단히 매야 한다"

"주식 롤러코스터 벨트를 단단히 매야 한다"

박영암 기자
2010.01.16 15:28

[인터뷰] 송기석 BOA메릴린치 서울지점 리서치헤드

"올 한해 주식투자자는 롤러코스터의 좌석벨트를 단단히 매야 한다."

송기석 BOA메릴린치 서울지점 리서치헤드(전무,사진)는 15일 " 예상치 못한 외생변수의 돌출로 올해 국내증시의 변동성은 최근 몇년간 가장 커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지준율 인상같은 외부악재가 등장할 때마다 국내증시가 급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내년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올 하반기로 앞당겨질 경우 한국증시를 비롯한 세계증시가 큰 충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국가의 재정적자나 국제유가급등 등도 한국증시의 급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마음고생이 심할 거니 미리 각오를 다져야 할 것"고 주문했다.

변동성 확대에도 올해 한국증시는 주가수익배율(PER)기준으로 13%의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15일 종가(1701.80)기준으로 1920대까지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강화가 주된 상승동력이라는 설명이다. 여기다 외국인 순매수와 매크로 모멘텀(5%대 경제성장) 등도 추가 상승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송 전무는 "한국경제의 펀더멘털 개선으로 원화강세 추세는 올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수출주의 투자매력은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자동차와 IT부품주가 지난해 12월부터 조정을 보인 것을 예로 들었다. 다만 글로벌 IT업계를 선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하이닉스(885,000원 ▲55,000 +6.63%)등은 환율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한항공(22,975원 ▼225 -0.97%)이나농심(369,000원 ▲2,000 +0.54%)등 원화강세 수혜주가 수익률 측면에서는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7%가 넘는 중국 아시아지역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포스코 등 소재업체도 투자매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송 전무와 일문일답.

"대규모 IPO ㆍ민영화 수급 부담 안돼"

- 원화강세로 수출주가 고전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수출주 비중을 줄여야 하는가.

▶ 최근 원화강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IT주식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 올들어 15일까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각각 5126억원과 2563억원 순매수했다. 원화상승이 한국IT기업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란 입장에서는 외국인들의 이같은 순매수를 설명할 수 없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그만큼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자동차는 상대적으로 환율에 민감하다. 원화강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우려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 현대차를 978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하지만 환율에 따른 기간과 가격 조정이 오래 갈 것 같지 않다. 현대차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이 과거와 분명 다르다. 최근 주가조정의 빌미가 된 미국시장 점유율 하락도 일시적인 현상이다.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는 지속될 것이다. 시장의 과잉반응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 삼성생명 등 대형 IPO(기업공개)와 인천국제공항 등 민영화가 예정돼 있다. 이들이 시중 자금을 빨아들여 수급악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가의 대형 우량주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하다. 그런 만큼 IPO와 민영화 물량은 무난히 소화될 것으로 본다. 이들 물량 때문에 증시 수급이 악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전례를 볼 때 보호예수가 풀리거나 차익물량이 본격적으로 출회되는 상장후 6개월부터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올해 증시는 변동성이 클 것이기 때문에 조정국면에서 상장물량이 출회될 경우 지수하락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대한항공 ㆍ하이닉스 최선호 "

- 원자력 녹색산업 바이오 등 미래신성장산업 육성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이들이 올해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수 있나.

▶ 한국경제가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이들이 새로운 주역으로 성장하려면 최소 10년은 기다려야 한다. 10개중 1개라도 제대로 발전하면 잘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런 만큼 관련주들에 대한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다. 다만 LG화학이나삼성SDI(439,000원 ▼4,000 -0.9%)처럼 차세대 성장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확보한 기업들은 과거와 다른 평가를 받을 것이다.

- 외국인은 올해도 순매수하나.

▶ 올해는 자본차익보다는 환차익을 노린 외국계 자금 유입이 많을 것이다. 1700대에서 주가 상승여력은 13%에 불과하다. 5%대의 은행예금과 비교하면 주식투자매력이 지난해보다 크지 않다.

하지만 올 연말 원/달러 환율이 1000원까지 하락한다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익이 매력적이다. 1123.2원(15일 종가)에서 12% 환차익이 가능하다. 자본이익과 환차익을 합칠 경우 25%의 수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올해 신흥시장에서 이정도 수익이 가능한 곳은 별로 없다. 이런 측면에서 올해도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질 것이다.

- 올해 최선호 종목을 추천해 달라.

대한항공(22,975원 ▼225 -0.97%)과 하이닉스를 가장 선호한다. 대한항공은 대표적인 원화 강세 수혜주 다. 수출회복에 따른 화물수송회복 등으로 실적개선도 기대된다. JAL과 아시아나 등 경쟁업체가 재무적 곤경에 빠진 점도 강점이다.

하이닉스는 글로벌 DRAM 업체중에서 영업레버리지가 가장 크다. DRAM 가격 상승시 영업이익 증가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얘기다. 두 종목 모두 호재의 반영으로 급등한 것이 부담스럽지만 경기상승 사이클을 타고 있어 추가 상승여력이 남아있다.

- 출구전략 시행시 조정 우려감이 크다. 그렇다고 경제가 5% 이상 성장하는 마당에 마냥 미룰 수도 없는 형편이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하나.

▶ 출구전략은 2008년 경제금융위기 이후 시장에 거의 무제한적으로 공급된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이다. 출구전략 시행시 증시에 유입됐던 유동성이 빠져나가 단기충격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올해 세계경제와 국내경제가 각각 4%대와 5%대 성장이 예상되는 등 리먼브라더스 사태이전으로 회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정상적인 재정과 통화정책을 정상으로 복귀하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사실 정상수준으로 돌아가야 증시에도 도움이 된다.

향후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부채가 많은 정부와 기업 가계는 고통이 클 것이다. '효율성'과 '수익성' 강조로 한계기업은 연명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국내증시가 이를 가격반영하는 과정에서 급등락이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참가자들은 이미 이같은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매매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처음 한두번 충격이 온 후 유동성 회수에 따른 조정 영향은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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