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태특별’ 美 투자 실패..주가, 자산가치 상회
-기준가ㆍ주가 달라 추가피해 우려...운용ㆍ판매사는 '나 몰라라'
해외 부동산투자 실패로 자산의 80% 이상 손실을 본 상장펀드가 아무런 조치없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상장펀드란 투자자의 환금성을 위해 증시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를 말하는 것으로 폐쇄형(환매금지형)펀드, 선박펀드 등이 있다.
18일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한국아태특별(펀드명 한국월드와이드아시아태평양특별자산1호투자회사)은 지난 2007년 9월 미국 호텔 개발사업에 투자했다가 자산의 83% 가량 손실을 입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한국금융지주(220,000원 ▲4,000 +1.85%)의 계열사인 한국투신운용이 2007년 6월에 설정하고, 같은 해 8월 증시에 상장시킨 이 펀드는 5년간 환매가 금지된 폐쇄형 상품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동산 관련 자산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다. 펀드 설정액은 73억2800만원.
이 펀드는 2007년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소재한 아트리움호텔(Atrium Paradise Hotel) 개발사업에 약 50억원을 투자했다가 낭패를 봤다. 호텔 리모델링으로 자산가치를 높인 후 재매각해 얻은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줄 계획이었지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수포로 돌아간 것.
호텔 개발사업의 주요 대출기관이었던 리먼브라더스가 금융위기로 파산하자 공사는 장기간 중단됐고, 결국 한국투신운용은 지난해 4월 자산재평가를 실시해 펀드 투자자금을 전액 상각 처리했다. 사실상 투자자금 회수를 포기한 것이다.
이 때문에 1100원이 넘었던 펀드 기준가는 지난해 4월 170원대로 급락했다. 지난 15일 현재 이 펀드의 기준가는 168.81원. 설정 당시 투자자라면 원금의 83% 이상 손해를 본 것이다. 현재 이 펀드에 남아있는 자산은 주로 단기대출이나 예금으로 운용되고 있는 실정으로 특별자산펀드란 의미는 사라진 지 오래다.
문제는 투자실패로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상장펀드가 아무런 주의없이 버젓이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주가는 순자산가치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추가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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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해 이 상장펀드의 일평균 거래량은 60만주가 넘었고, 올 들어서도 20만주 이상 거래됐다. 또 현재 주가는 220원으로 펀드 순자산가치(주당 168.81원)보다 30% 이상 높은 상태다. 이대로 펀드 만기가 도래하면 220원에 주식을 산 투자자는 30% 이상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투자자 추가피해가 우려되지만 운용사나 판매사(국민은행교보증권(13,040원 ▲330 +2.6%)농협동부증권(13,550원 ▲10 +0.07%)한국투자증권현대증권는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보수만 챙기고 있어 문제다. 심지어 해외 부동산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본 사실마저도 분기당 1번씩 나오는 자산운용보고서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공시도 없었다. 일반펀드와 달리 상장펀드는 투자자에게 자산운용보고서가 제공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한국투신운용 고위관계자는 “관련법상 자산운용보고서를 홈페이지나 협회에 공시토록 돼 있다”며 “투자자 추가피해가 없도록 상장폐지 등 대책을 검토해 보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