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판예금-MMT, 고금리 '폭탄돌리기'

특판예금-MMT, 고금리 '폭탄돌리기'

전병윤 기자
2010.02.01 08:55

은행 뭉칫돈 유치해 MMT 넣고 MMT는 다시 예금 투자

-미스매치 발생시 유동성 위험

-투자자 피해도 우려

은행권 특판예금과 증권업계 MMT(머니마켓트러스트)가 서로 자금을 주고 받는 '회전문식' 운용으로 시장 흐름을 왜곡하고 있다.

은행은 특판예금으로 끌어들인 막대한 자금의 일부를 증권사 MMT에 맡기고 증권사는 MMT 자산의 50% 이상을 다시 특판 예금에 넣는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저축성예금 잔액(지난해 11월말 기준)은 664조4121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9267억원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 지난해 최대 규모다.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 예금을 통해 자금 유치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저축성예금의 가중평균 수신금리는 지난해 12월말 3.54%로 전달 3.51%보다 높아졌을 뿐 아니라 7월 이후 줄곧 상승 추세를 보였다.

최근 은행권은 고금리를 주더라도 예금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후 은행의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지면서다. 당시 은행은 고금리 예금을 통해 자금줄 확보에 나섰고 1년이 지난 지난해 말 만기가 돌아오자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재차 연 5% 금리의 특판 예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

또 정부가 은행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예대율을 100% 이내로 규제하면서 은행의 예금확보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예대율이란 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것으로 분자인 대출을 줄이든지 분모인 예금을 늘리면 비율이 낮아지기 때문.

더구나 예수금에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성 자금이 제외되면서 은행들이 예금 확보에 더욱 목을 매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예대율(CD 제외)은 평균 131.4%에 달해 은행의 다급함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이 고금리 특판 예금을 내놓고 수 조원의 시중 자금을 끌어들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뭉칫돈을 끌어들인 은행은 대출을 확대할 경우 예대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부를 증권사의 고수익 MMT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자금 유입을 발판으로 전체 증권사의 MMT 잔액(지난해 12월말 추정치)은 27조원으로 연초 14조원에서 93%나 증가할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는 절반가량을 다시 은행예금에 넣는 기형적 운용 행태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의 MMT 1년 수익률은 연 3~4% 수준으로 알려졌다. 투자대상이 비슷한 MMF의 경우 1년 평균 수익률이 2.54%(28일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꽤 높다.

MMT는 운용의 제약이 없는 신탁상품이어서 1년짜리 예금이나 만기가 긴 채권 편입을 통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이 때문에 자금 유·출입 주기와 편입자산의 만기 사이 엇박자(미스매칭)가 발생한다. 일시에 출금이 몰리게 되면 MMT는 유동성 위험이 발생하게 되고 수익률도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어음(CP)를 매수하기 때문에 그 만큼 위험도 커진다.

증권업계 한 자금부장은 "은행과 증권사가 회전문식 자금 순환을 반복하면서 시중자금의 쏠림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며 "무리한 운용에 따른 투자자의 피해도 우려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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