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리스크 점증… 향후 대폭 인상 충격 우려
"이 시점에서 금리동결은 부정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긍정적인 것도 아니다. 우려되는 건 정부에 의해 이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거라는 가정과 이 가정에 내포된 미래의 충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가 11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2%) 소식을 접한 뒤 내놓은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금리동결과 인상 중 인상이 오히려 나았을 거라고 전했다. 금리 인상 이유가 있고 여기에 순응하는 금리정책이 시장의 신뢰를 유지한다는 게 배경이다.
예상대로 금리가 동결됐다. 증시는 무덤덤하게 반응했다. 예상했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금리동결 또는 인하가 반가운 증권업종은 11시 현재 2%대 상승세다. 1% 초중반의 지수상승률과 비교했을 때 큰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의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부정과 중립. 긍정은 소수에 불과하다. 부정론자들은 당분간 인위적 금리동결이 지속됐을 때 이후를 본다. 한 순간 상당한 폭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고 이때 시장에 미칠 충격에 우려감을 나타낸다. 꾹꾹 누른 용수철이 강렬히 튕겨 오르듯, 잠재적 위험 지수가 점점 자라고 있다는 경고다.
부정론자들은 시중금리와 기준금리의 괴리가 점차 커지고 심상치 않은 물가 상승세에 주목한다. 1월 한달간 물가는 3.1% 올랐다. 전달 2.8% 대비 0.3%포인트 상승폭을 키웠다.
이론상 금리 인상을 억제하면 물가 오름폭이 확대된다. 반면 성장률은 제자리걸음이다. 가계 이자에 부담을 준다. 기업의 투자도 위축된다. 정책 신뢰도마저 떨어지면서 당국이 관리해야 할 요소들이 많아진다. 전반적으로 사회적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결과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유럽발 금융위기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금리동결을 한 것은 다행이지만 한국의 물가가 오르고 유럽위기도 점차 진정되는 상황이어서 금리동결보다는 인상이 조금 더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정성태 연구원은 "올릴 때가 됐는데 못 올리면 시간이 지날 수록 더 강력한 처방전이 내려지게 돼 충격이 커진다"며 "G20과 공조를 위해 통화정책에 한계를 둔다는 건 위험한 행보로서 대외 신뢰도 측면에서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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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투자증권 주이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4.6%로 전망한 반면 현재 2%인 기준금리는 과도한 저금리라고 할 수 있다"며 "기준금리와 연간 성장률의 격차는 신용카드 버블이 초래된 2002년 이후 가장 큰 격차로서 새로운 버블을 자극할만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나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고 2010년 물가상승률은 통제 가능한 수준일 전망이어서 금리인상의 필요성이 급박하진 않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문기훈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시장 충격을 우려해 전 세계적으로 그 시기를 늦추는 분위기"라며 "본격적으로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금리인상까지 시간적인 여유를 좀 더 둘 수는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 김주형 투자전략팀장은 긍정론을 폈다.
김 팀장은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되고 통화량과 가계대출의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어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라며 "저금리는 기업투자 비용을 낮춰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에 긍정적이며 주가 수익률 기대감 고조와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주가 반등 요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