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증시향방의 키 세가지

[개장전]증시향방의 키 세가지

정영화 기자
2010.03.22 08:20

미국증시가 8거래일 연속 상승하다가 지난 주말 ‘브레이크’를 걸었다. 표면적으로는 인도의 금리인상이 빌미가 됐지만, 사실상 기술적으로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누적되고 있는 시기였다.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 주말 뉴욕증시 개장직후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인도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2008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증시 방향성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이슈를 꼽으라면 세 가지 정도를 들 수 있다. 외국인 매수세 지속 여부, 국내외 경기 선행지수 고점시기, 긴축강도와 시기 등이 이에 해당된다.

◆증시 키 1. 외인 매수세 얼마나 언제까지

먼저 외국인 매수세가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인가부터 살펴보자.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3일 국내경기선행지수의 하락반전이 발표된 이후로 코스피 지수는 4.4%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투자가들은 3조500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의 일평균 순매수 강도는 월별 사상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던 지난해 7월의 일평균 순매수 강도에 버금간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차 엔씨소프트 기아차 LG화학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KT SK에너지 신한지주 NHN 외환은행 삼성전기 순이다.

결국 외국인의 매수는 수출주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월에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소비와 건설 등 내수부문의 부진세가 가장 큰 요인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이들이 아직까지도 국내경기를 수출 중심의 외발자전거식 회복세로 바라보고 있음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신영증권은 “지난 주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한국 뿐 아니라 대만, 인도 등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며 “지난해부터 FOMC 이후에 미국당국의 기조를 확인한 후 외국인들의 방향성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당분간'이 아닌 '상당기간' 동안 달러캐리트레이드의 환경이 유지된다는 안도감이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확대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글로벌 위험선호도는 어느덧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증시의 모멘텀 지수는 타 국가대비 높지 않지만 한국의 이익은 절대적인 측면에서 다른 국가대비 높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매력도가 크다는 신영증권측의 분석이다. 국내증시에 저평가가 심화될수록 매수세를 늘려왔던 외국인의 성격상 러브콜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외국인 매수세를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었다는 점이라고 할 때, 긴축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이는 외국인 매수 둔화시기로 볼 수 있다고 신영증권은 예측했다.

◆증시 키 2. 국내외 경기선행지수 고점시기는?

주가와 연동성이 깊은 국내외 경기선행지수 고점 시기에 대한 논란도 주가 예측의 변수다.

한화증권은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빠르면 3월~4월에 정점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정부의 유동성 지원정책이 종료되는 4월 이후 미국 경기 선행지수의 상승세는 일단락될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경기선행지수는 정점을 치고 하락했지만 코스피의 상승세는 일정기간 지속되었던 사례로는 지난 2006년을 들었다. 2006년 3월29일(경기선행지수 정점 확인) 이후에 코스피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이유는 미국 S&P500의 견조한 상승세가 뒷받침해 준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한국 경기선행지수는 1월에 고점을 기록했고 미국은 그 두 달 후인 3월에 정점을 찍었다. 코스피와 S&P500이 동반 하락한 시점은 5월이었다.

한화증권은 “가격은 결국 경기 개선속도의 둔화를 반영할 것”이라며 “길게 보면 코스피에 대한 낙관적 시각을 유지하지만 당장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좀 더 기다릴 것을 주문했다.

◆증시 키 3.인도의 긴축은 어떻게 봐야 할까?

마지막으로 인도의 금리인상으로 재차 불거질 수 있는 긴축 이슈다. 일단은 이미 증시가 중국 긴축으로 지난 1월말부터 2월까지 조정을 받은 경험이 있듯 어느 정도 ‘긴축’에 대한 악재가 선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 주말 뉴욕증시의 하락은 테크니컬한 조정 시점에서 인도의 금리인상 재료를 핑계 삼은 성격이 강해 보인다”며 “기습에 가까운 인도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 사안이 독립적으로 최근 글로벌 증시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크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라며 “금리인상의 목적이 인플레이션 방지에 중점을 뒀고, 또 반대로 보면 그 만큼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도의 금리인상으로 여타 신흥국들의 출구전략 시기가 앞당겨 질 수 있다는 점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둔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지만, 경기회복을 바탕에 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증시 조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미래에셋증권은 전망했다.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바탕으로 한 외국인 매수세가 어느 정도 지속된다고 판단된다면, 당분간은 외국인이 선호하는 수출주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투자증권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IT, 자동차 등 수출기업들을 중심으로 1/4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라며 “최근 1/4분기 국내기업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1월 18.7조원에서 3.8% 상향조정된 19.4조원까지 증가하였고, KOSPI의 주가수익배율(PER)도 9.6배로 2006년 이후 평균치(10.75배)를 여전히 밑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하드웨어 등 IT와 신차효과가 지속되는 자동차, 2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화학, 그리고 수주증가로 공장가동률이 높아지며 턴어라운드가 진행 중인 기계 업종 등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우리투자증권은 조언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외인의 매수가 수출주에 편중된 만큼 종목별로 수익률 차별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양극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실적 기대감이 유지되는 반도체, 자동차, 화학, 철강 등에 집중하는 대응을 권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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