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유동자산, 한국증권 주식 펀드 가입...고객 수익 자신감
-"일반 개인투자자는 투자포트폴리오 균형 갖춰야"
-잘 나갈때 자제할줄 알아야...히트작 I'M YOU도 무리하게 덩치 안키워
-경영 1순위는 '사람', 이직률 최저...각 분야 최고 랭킹, '메이저'입지 굳혀
요즘 여의도 증권가에서 실속을 가장 탄탄하게 다지고 있는 곳이 한국투자증권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않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게 금융회사간 합병이지만 5년전 합병한 구 동원증권과 한투증권은 고비를 무난히 넘기며 시너지를 발휘, 증권업계 '메이저'로 부상했다.
유상호 사장은 사람을 중요시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며 이같은 도약을 진두지휘해왔다. 유 사장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무자비한 해고로 '뉴트론 잭'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이다.
경영의 1순위를 사람에 두고 있다면서 잭 웰치 회장을 가장 존경하는 이유를 그는 이렇게 말한다. "냉정하게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핵심 사업 및 인력에 대해선 누구보다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결국 GE를 미국 최고의 기업으로 변모시킨 CEO죠"

직원들의 업무 수행능력에 따라 철저하게 차별적으로 대우하는게 사람을 중요시하는 첫번째 원칙이다. 잘하고 못하고를 분명히 평가해 능력이 뛰어난 직원에게는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준다. 성별이나 출신회사, 학벌 지연으로 예외를 두지 않는다.
합병시 목표할당 식의 대대적인 인력감축이 없었던 것도, 능력 있고 갈 곳이 있는 직원부터 우선 회사를 떠난다는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이직률은 5%수준으로 증권업계는 물론 제조업체의 평균치를 크게 밑돈다.
유 사장이 한국증권 CEO를 맡게 된 후 가장 강조한 점은 대고객 서비스다.
유 사장은 "구 동원증권이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하기 위해 치른 자금은 한국투자증권의 고객을 사는데 들어간 돈"이라고 말한다.
올해 시장에 내놓은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서비스 브랜드명 'I'M YOU'에서도 유 사장의 대고객 마인드는 분명하다. '직원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 하겠다'는 뜻으로, 철저히 고객 베이스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I'M YOU는 출시된 지 한 달도 채 안돼 4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가속페달을 더 세게 밟아야 할 시점에 그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눈 앞의 수익만 좇아 덩치를 급속히 키웠다간 무리가 따르고 고객의 수익도 제대로 관리해줄 수 없다는 소신 때문이다.
유사장을 만나
-한국증권을 맡은 지 3년이 지났다. 그동안 한국증권의 위상이 얼마나 달라졌다고 생각하는지.
독자들의 PICK!
▶특정분야에서 한국증권이 독보적인 1등을 고수하고 있지는 않지만 전 분야에서 3등 안에 골고루 포함돼 있다. 그만큼 분야별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가령, 주식위탁분야의 1위는 대우증권이고, 펀드판매분야 1위는 미래에셋증권이지만 이들 증권사가 상위권에 들지 못하는 분야도 있다. 분야별로 편차가 있다는 얘기다. 과거 한국증권도 특정분야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었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은 대부분 분야에서 톱 랭킹내에 들고 있다.
-CEO 취임 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던 중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다. 이를 헤치고 성장해온 저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증권의 저력은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를 근간으로 하는 고도화된 비즈니스 모델에서 나온다. 특히 IB부문은 IPO, 회사채 인수주선, 공모증권, 파생상품 등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명실상부 최고의 부서다. 삼성생명 IPO는 한국증권 IB부문만의 차별화된 무형자산이 빛을 발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삼성생명 주가의 상승탄력이 만족스럽지 못하면서 공모가가 높았다는 견해도 있는데
▶수요예측 참자자들의 수요가 그만큼 컸기 때문에 공모가 밴드의 상단에서 결정됐다. 삼성생명이 소형주처럼 '대박'을 안겨주는 종목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볼때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려줄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대상이라고 생각한다.
-2분기 국내증시의 강세장을 예상했는데, 최근 코스피 지수가 1800에 근접하는 등 예상이 적중한 듯 하다. 3분기 또는 하반기 증시는 어떻게 전망하는지.
▶우리나라 경제 여건의 개선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주변 국가들의 경제상황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국내기업의 이익이 100조원에 달할 것이다. 작년의 2배다. 이처럼 기업들의 실적이 좋다보니 증시 역시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환율 및 주변 국가의 변수에 따라 변동이 커질 여지도 있어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의 지혜를 빌리는게 바람직한 이유이다.

-시선을 바깥으로 돌려보면, 한국증권이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베트남펀드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
▶펀드 수익률이 회복되지 않아 고객들에게 미안하다.
금융위기 속에서도 5%씩 성장한 것을 보면 여전히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국가임에는 틀림없다. 베트남펀드가 회복되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잘 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이른 기간내에 베트남 합작설립사도 마무리 지을 것이다.
-다른 해외 시장에는 어떻게 진출하고 있나.
▶중국은 현지 법인 설립이 8부 능선을 넘은 상태다. 이슬람은 선투자 개념으로 당분간 시간이 필요한 곳이다. 현재는 잠재적 투자층에 대해 교육을 하고 있으며, 율법을 중시하는 국가들인 만큼 율법학자와 어드바이저 계약을 맺고 상품을 설계 중에 있다. 이슬람 국가 중에서는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산유국 중 안정된 국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증권업계에 많은 제도적 변화가 있다. 증권사의 영업환경도 많이 달라지고 있는데
▶펀드 이동제 같은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신뢰를 얻고 고객에게 믿음을 주는 판매사가 결국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
펀드 뿐만이 아니다. 증권사는 오래전부터 고객 자산관리에 집중한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해 왔다. 은행 중심의 규제체제에서 벗어나 모든 금융업종이 동일한 선상에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증권업계에는 분명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CEO이기 전에 투자자로서, 투자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하고 있나.
▶한국증권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주식형 펀드에 가입해 있다.
고객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각오를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 수익률은 집사람에게 야단 듣지는 않을 정도이다. 하지만 우리 고객들은 나처럼 지나친 위험을 감수해선 안된다. 전문가의 힘을 빌어 안정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갖출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베테랑 증권 CEO답게 그의 말은 어느덧 `전문가의 힘`으로 돌아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