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세(주식매도 금액의 0.3%) 과세를 놓고 지식경제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와 기획재정부의 날선 공방이 봉합됐다. 당초 과세를 주장하던 기획재정부와 비과세를 요구하던 우정사업본부는 '2년간 유예'란 타협안을 찾았다.
기획재정부도 당초 원안을 바꾸지 않고 시기만 연기했기 때문에 명분을 잃지 않았고 우정사업본부는 실리를 챙긴 셈이다.
양쪽 모두 '윈윈'한 것으로 보이지만,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우정사업본부는 기획재정부의 과세방침 발표 후 같은 정부 부처로서는 이례적으로 강력하게 과세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나섰다.
우정사업본부는 "정부가 정부기관에 세금을 매기는 건 법률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적인 대응도 검토할 수 있다"는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날을 세웠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우정사업본부에만 특혜를 줄 수 없다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 양측의 감정이 고조되기도 했다.
우정사업본부가 기획재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감수하면서까지 거래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건 조직의 특수성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는 겉은 국가기관이지만 우체국의 예금과 보험자산을 합쳐 73조원을 운용하고 있어 속은 금융회사에 가깝다.
금융자산 규모로 따지면 국민연금 다음 가는 큰 손으로 자산운용시장에서 매일 총성 없는 수익률 전쟁을 벌인다. 운용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세금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역차별에 대한 억울함도 베여있다. 정부 기관인 탓에 운용 인력의 인센티브 제도나 스카우트 등 민간회사처럼 조직의 유연성을 갖추기 어렵다. 그런데도 공·사모 펀드와 형평성을 이유로 세금을 똑같이 내라는 건 억울하다는 거다. 더구나 과세에 대해 사전 협의도 없었다는 불만도 컸다.
정부부처에서 '갑'으로 통하는 기재부와 우정사업본부의 격돌을 지켜본 한 민간 금융회사 관계자는 "국가 기관이 저럴진대 우리같은 회사들이야 말 못할 사정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봉합으로 넘어가긴 했지만, '힘있는 부처'의 일방통행식 의사결정 과정에서 생기는 불만과 불협화음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