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주류업계 "제 살 도려내 전환점 만든다"

[현장클릭]주류업계 "제 살 도려내 전환점 만든다"

원종태 기자
2010.12.2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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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냑 판매 1위 업체인 모엣 헤네시 코리아 직원들은 올 연말이 유난히 더 춥게 느껴집니다. 내년 1월1일부터 출근할 직장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매출 부진을 이유로 모엣 헤네시 본사는 내년부터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30여명에 달하던 직원 중 최근 두 달 새 그만 둔 직원들만 20명이 넘습니다. 아직 회사에 남아있는 직원 15명도 기업 청산이 끝나는 31일 이후에는 더이상 회사에 나올 이유가 없습니다. 모엣 헤네시 코리아 직원들이 요즘 회사에 나와 하는 일은 기업의 흔적을 지우는 일입니다. 그중에서도 샴페인과 코냑 등 재고물량을 싱가포르 아시아본부로 반송하는 작업은 남아있는 직원들의 몫입니다.

연말 주류업계 한파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국내 최대 소주기업인진로(15,110원 ▼380 -2.45%)는 요즘 사무실에 부쩍 빈 자리가 많아졌습니다. 출생년도 1965년생 이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 측에서 이달 초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명퇴는 지난 2005년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한 이후로 가장 큰 규모라고 합니다. 명퇴를 결정한 직원만도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원들마다 차이가 있지만 20년 이상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영업 일선에서 뛰던 직원들이라면 주류 도매상 등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지만 그나마 관리직 출신들은 새 직장을 찾는 것이 막막하다고 합니다. 2년 치 급여와 추가 위로금이 떠나는 그들에게 마지막 선물입니다.

올해 판매 실적이 좋지 않은 일부 지방 소주 업체와 위스키 업체도 내년이후 인력 감축을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일부 지방 소주업체의 경우 올해 경기가 회복됐다고 하지만 판매량은 되레 지난해보다 5∼7% 정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감원은 새 살을 돋우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몸집이 한결 날렵해진 진로는 2011년을 사활을 건 전환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진로는 내년 하이트맥주와 공동영업이 가능해집니다. 이번 명퇴도 공동영업을 앞두고 중복되는 영업 인력을 정리하자는 포석이 있습니다.

진로는 특히 내년에 전체 소주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영남시장을 본격 공략할 예정입니다. 영남에서 하이트맥주는 판매 강세를 띠고 있지만 진로는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미미한 편입니다. 진로가 영남에서 선전하면 전체 시장 점유율을 3~4%p 올리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역별 구도가 나눠진 소주시장에서는 점유율 1~2%p를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최근 출시한 국내 최저도 소주 '즐겨찾기'도 1주일 만에 1만7000상자가 팔리는 등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내년에 일본과 중국시장에서 새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제 살을 도려낸 진로의 남은 직원들이 어떤 실적으로 화답할 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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