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지자체 등이 주식을 사들이며 낙폭 방어에 한 몫 담당
증시 투자자 분류상 기관투자자에는 '기타'로 표기되는 투자자들이 있다.
그동안 증시 영향력이 크지 않아 말 그대로 '기타'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전후, 외국인들의 대규모 주식매도 때마다 기타 투자자들이 이를 받아내며 충격을 흡수하는 등 증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첫 번째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었던 지난 10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60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계는 장 마감 동시호가에만 6000억원 이상을 더 팔았다.
하지만 동시호가 지수 낙폭은 크지 않았다. 국가기관 지자체 등이 포함된 '기타계‘가 동시호가에서 4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면서 외국인 매도물량을 받아낸 덕분이다.
기타는 국내 증시가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섰다. 지난해 11월 11일 옵션만기일 쇼크로 코스피지수가 종가 직전 1963.03에서 1914.73으로 무려 48.3포인트(2.46%) 하락했다. 다음날(12일) 연기금은 2400억원을 매수했고 기타계 투자자들이 400억원 넘게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를 되돌렸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별 매매주체를 크게 개인, 외국인, 기관으로 나눈다. 기관에는 증권, 보험, 투신, 은행, 종금, 기금, 사모펀드가 포함된다. 여기 포함되지 않는 투자주체들이 별도로 '기타'로 집계된다.
한국거래소에서는 기타를 '기타(국가)'와 '기타(법인)'으로 구분해 증권사에 제공하고 있다.
'기타(법인)'는 은행, 보험, 증권사, 선물사 등 기관투자가로 분류되는 법인을 제외한 나머지 법인들을 지칭한다. 일반 상장법인의 자기주식 매매도 기타(법인)으로 잡힌다. 이들 일반법인은 매매 빈도가 낮고 운용자금도 크지 않다.
중앙정부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고용노동부, 우정사업부, 서울특별시 등 지자체와 지자체 산하 공기업들이 포함된 '기타(국가)'가 실질적인 영향력의 주체이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의 거래가 위축된 시점에서는 우정사업본부나 고용노동부 등이 활발한 매매를 하면 시장 영향력이 두드러지게 된다.
10일에도 우정사업본부 등 국가기관은 장 마감 동시호가에만 4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방어에 일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가기관이 물량을 소화하면서 간신히 지수 급락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정확하게 파악은 되지 않지만 이날도 다수의 기관이 차익거래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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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관의 증시 영향력이 최근 커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운용자금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정사업본부의 주식투자 규모는 약 2조2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2009년 말 1조1000억원에서 2배로 늘어난 규모다. 해당 기관들은 구체적인 주식 매매 상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해마다 주식투자에 대한 규모를 늘려왔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