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붕괴와 같은 극단적 상황은 없을 것…'전쟁'과 같은 비관론도
"시장에 알려진 악재는 없다. 어렵겠지만 나름대로 헤쳐나갈 것이다"
얼마전 유럽 금융의 중심지 영국 현지에서 만난 국내 대형 금융투자회사 법인장들은 그리스 사태에 대해 금융위기 정도의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과거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가져왔지만, 이번 사태는 예측과 대응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시장은 균형을 맞춰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86년 런던 대우증권 사무소 창립초기부터 십여년간 몸담고 있는 영국의 현지직원. 60세 나이의 이 직원은 금융위기 후 계속되는 위기는 과거에 비하면 큰 사건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1976년 중반 영국은 극심한 침체로 IMF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고, 1주일에 3일만 교대로 출근하며 반값 월급을 받을 정도로 위기였다고 한다. 1979년 대처총리가 이른바 '대처혁명'을 일으켰을 때도 영국의 위기는 심각했다. 과거에 비하면 현재 그리스로부터 촉발되는 유로존의 체감위기는 크지 않다는 의미다.
김홍국 대우증권 영국법인장은 "시장에 알려진 악재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유럽의 위기는 오겠지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법인장은 "아이슬랜드,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벨기에, 프랑스로 이전될 가능성은 높지만 이미 예견된 악재"라며 "유럽정부와 국제금융기관이 1년 전부터 이 같은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었던 만큼, 시간을 두고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근호 미래에셋자산운용 영국법인장도 일시적 충격은 있겠지만 금융시장 무너질 정도는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김 법인장은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문제의 국가들은 제조업 등이 미미하고 전 세계 금융시장을 무너뜨릴 만한 큰 경제규모를 갖고 있지 않다"며 "독일과 프랑스가 건재하는 한 유로존 전체의 붕괴로 이어지긴 어려우며, 문제는 얼마만큼의 자금이 더 들어가야 하는지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은 제조업, 금융업보다는 관광 등 서비스 산업에 의존하는 나라여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더라도 전 세계 경제로 파급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유럽 내에서는 결국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극단적인 의견도 나온다고 한다. 자금력을 지닌 독일이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면서 영향력을 높이게 되자 프랑스 등 다른 국가들이 반발하면서 심각한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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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현지에서도 카메론 정부 취임 후 공무원들의 인력을 삭감하고, 세금을 올리는 등의 과감한 긴축정책을 펼치면서 반발기류가 확산되고 있었다. 이달 말 공무원들의 대규모 시위 등도 예고돼 있다. 런던 시내 상점들도 대규모 가격인하에 나서면서 경기침체를 실감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