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영장'…곽노현 어떻게 될까

'박명기 영장'…곽노현 어떻게 될까

최중혁 기자
2011.08.28 12:34

박명기 교수에 구속영장 청구, 교육감직 수행에 차질은?

검찰이 금품수수에 따른 선거법 위반 혐의로 28일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돈을 건넨 주체로 지목된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앞으로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거 비리로 교육감 지위를 상실한 공정택 전 서울교육감처럼 곽 교육감도 교육감 직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검찰이 금품거래의 대가성을 입증하기 쉽지 않은 만큼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단일화 대가로 금품거래"= 검찰에 따르면 곽 교육감은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서울교육감 후보 단일화에 합의해준 대가로 박 교수에게 총 1억3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곽 교육감의 측근 K씨가 박 교수의 동생을 통해 올해 2~4월에 걸쳐 수 차례에 나눠 뭉칫돈을 건넸다는 것.

곽 교육감은 또 지난 6월 서울시교육청 소속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자문위원으로 박 교수를 위촉한 것에 대해서도 후보 단일화에 대한 대가성이 반영된 게 아닌 지 검찰로부터 의심을 받고 있다. 자문위원 자리는 시교육청 정책수립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교육계 인사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2 지방선거' 당시 무슨 일이?= 지난해 서울교육감 선거 당시 보수, 진보 양 진영의 '후보단일화' 과정은 상당히 '드라마틱' 했다. 보수 진영의 경우 후보단일화 과정을 거치고도 최종 6명의 후보가 난립한 반면, 진보 진영은 막판 곽노현 후보로의 단일화에 성공해 최종 승리를 거둔 것.

선거 두 달여 전인 4월까지만 해도 진보 진영에서는 곽노현·박명기 후보 등 서울교육감 후보로 총 5명이 나섰다. 진보 성향의 시민·교육단체 100여개로 구성된 '2010 민주·진보 서울시교육감시민추대위원회'는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단일화 경선을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박명기 후보는 "결정 과정과 방식이 너무나 비민주적이고 불공정하다"며 경선에서 중도 이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진보 진영에서는 곽노현·박명기 2명이 최종 서울교육감 후보로 등록했지만 선거를 보름여 앞두고 갑자기 박 후보가 사퇴하면서 진보진영은 극적으로 후보단일화를 이루게 됐다. 교육계 한 인사는 "단일화 경선 탈퇴까지 선언하며 선거에 매우 적극적이었던 박 후보가 어느날 갑자기 후보 사퇴를 얘기해 당시 의아하게 받아들여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선거법에는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의 15% 이상인 경우 선거비용의 전액, 10~15%인 경우 선거비용의 50%를 보전토록 돼 있다. 박 후보의 경우 중도사퇴했기 때문에 해당 사항이 없다.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뭔가 대가를 약속받은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곽노현, 공정택 몰락 수순 밟을까= 그러나 곽 교육감 측은 이번 검찰 수사에 대해 "지난해 선거 당시 후보단일화는 시민단체가 주축이 돼 진행됐기 때문에 돈이 오갔다는 얘기는 사실무근"이라며 "무상급식 주민투표 실패 뒤 정권이 치졸한 보복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곽 교육감이 선거 비리로 구속된 공정택 전 교육감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공 교육감은 2008년 교육감선거에서 사설학원업체로부터 18억원에 달하는 선거비용을 차입한 사실이 드러나 교육감 지위를 상실한 바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검찰이 돈이 오간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했고 대가성 금품거래 개연성이 상당히 높은 만큼 교육비리 감시자로서 청렴성이 생명인 교육감 직을 앞으로 수행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금품거래의 대가성을 입증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미지 손상 외에 교육감 업무 수행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도 있다.

곽 교육감은 휴일인 이날 오후 시교육청에서 검찰 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