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효과'로 코스피지수가 2% 넘게 급등하고 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한 지난 26일 잭슨홀 연설에서 기대됐던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반기 경제에 대한 회복 가능성을 밝히고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 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국 증시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코스피지수도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코스피 3일 연속 상승..1800선 안착 시도
29일 오전 11시2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1.81포인트(2.35%) 오른 1820.76을 기록 중이다. 3일째 상승세다. 개장과 함께 1800선을 넘어선 코스피지수는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에 밀려 상승폭이 10포인트 미만으로 줄어들기도 했으나 다시 오름폭을 키워 나가고 있다.
장초반 대거 쏟아졌던 프로그램 매물이 다소 잦아들면서 상승 탄력이 확대됐다. 한때 2000억원을 넘어섰던 프로그램 매물은 현재 13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외국인이 1337억원, 개인이 575억원 순매도하고 있는 반면 기관이 91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업종별로도 음식료품이 약보합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제외하고는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가 동반 상승하면서 화학, 운송 업종이 3% 이상 오르고 있고 기계, 통신, 증권 등이 2~3%대 상승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모두 오름세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가 나란히 1~2% 오르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수주 기대감에 7% 넘는 급등세다.
화학정유주의 상승폭도 두드러진다. LG화학이 4% 넘게 오르고 있고 SK이노베이션, S-Oil이 5~6% 상승 중이다.
◇박스권 탈출 돌파구 기대는 무리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13~15일 3일 연속 상승한 이후 한달 반만에 3일째 랠리를 이어가는데다 오름폭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어서 증시가 본격 반등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단기적으로 시장에 안도감을 주긴 하겠지만 증시의 본격적인 반등 및 박스권 돌파를 이끌 모멘텀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지적했다.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정점을 지나긴 했으나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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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달 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 20~21일 FOMC 회의까지 정책 이벤트를 앞둔 상황에서 기대감이 커질 수 있겠지만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감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다음달 초 몰려 있는 미국 경제지표의 결과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표가 개선될 경우 그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이 경우 강도 높은 경기 부양책을 기대할 수 없어 지수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고 지표가 악화되면서 반대로 경기 부양책에 대한 확신이 생겨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재정리스크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7월 통과된 그리스 구제금융안을 둘러싸고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다음달에는 390억달러의 이탈리아 국채 만기가 다가온 점 등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태동 토러스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제지표, 이탈리아 국채 만기, 중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이 증시 움직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당분간은 이같은 이벤트의 영향을 체크하면서 1700초반~1800 중반의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