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사흘째 쇼핑' 外人의 속내는

[내일의전략]'사흘째 쇼핑' 外人의 속내는

임상연 기자, 엄성원
2011.09.01 17:25

외국인이 오랜 만에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30일 이후 사흘 연속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 6월 말 이후 처음이다.

외인 매수 규모도 1984억원(8.30), 2680억원(8.31), 1조946억원(9.1)로 점증하고 있다. 외국인의 하루 매수 규모가 1조원을 웃돈 것은 약 1조7000억원을 순매수한 지난 7월8일 이후 처음이다.

◇ 外人, 쇼핑카트엔 뭘 담았나

외국인은 최근 사흘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1조561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자동차, 정유, 화학 등 기존 주도주뿐 아니라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전기전자(IT) 대표주와 포스코, 현대하이스코 등 철강주, KB금융, 신한지주 등 은행주,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건설주를 두루 사들였다. 과거 차화정만 편식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최근 3거래일 외국인은삼성전자(203,500원 ▼7,000 -3.33%)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KB금융(156,500원 ▲500 +0.32%)포스코(363,500원 ▲1,000 +0.28%),하이닉스(1,007,000원 ▼26,000 -2.52%),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현대건설, LG전자, LG디스플레이, 이마트, 고려아연 등도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물론현대차(499,000원 ▼9,000 -1.77%),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자동차 3인방과LG화학(361,500원 ▲17,000 +4.93%), 호남석유, S-OIL,SK이노베이션(122,100원 ▲1,700 +1.41%)등 차화정에 대한 관심도 계속됐다.

외국인이 순매수세를 이어가는 동안 개인과 기관은 차익 실현에 집중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 모두 외인 매수가 집중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사흘 동안 개인은 1조116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5339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았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3인방과 함께 KB금융, 포스코, LG화학 등에 대해서도 매도세가 강했다. 기관은OCI(201,000원 ▲3,800 +1.93%)를 가장 많이 내다팔았다.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기아차, 호남석유, LG디스플레이, 신한지주, 금호석유, S-OIL 등도 기관 순매도 상위 종목에 올랐다.

외국인의 사자세가 '차화정'에서 IT, 철강 등 이른바 소외주들로 확대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삼성전자, 포스코 등은 이전 강세장에선 차화정에 밀려 주목 받지 못했고 이후 폭락장에선 차화정 이상의 조정을 받았다. 오를 땐 적게 오르고 빠질 땐 더 크게 빠지는 모습이 거듭됐다. 부정적인 시장 전망과 함께 차화정에 비해 떨어지는 실적 기대감이 이들을 대장주에서 소외주로 전락시켰다.

최근 외국인이 삼성전자 등의 매수에 나선 것은 그간 지지부진한 주가 움직임에 따라 가격 매력이 한층 커졌을 뿐 아니라 IT, 철강 등의 업황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아울러 바닥권까지 떨어진 D램 가격 등 지난달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이던 뉴스들을 이제 바닥 탈출 기대로 인식할 만큼 마음의 여유를 되찾았단 점도 느껴진다.

◇ 미국·유럽 자금이 매수세 주도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지난달 주가폭락의 주범이었던 미국과 유럽계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의 국가별 매매동향 자료에 의하면 지난달 30일 외국인이 순매수 자금 중 45%가 미국(129억원)과 유럽계(758억원)였다. 특히 영국계 자금이 단일국가중 가장 많은 692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31일에도 미국(1069억원)과 유럽계(695억원) 자금이 외국인 순매수의 73%를 차지하면 매수세를 주도했다.

1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한 이날 역시 미국과 유럽계 자금이 바이코리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외국인 순매수는 CLSA증권, 도이치증권, 메릴린치증권, 씨티그룹글로벌, UBS, JP모건 등 미국과 유럽계 증권사 창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증시에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자금은 지난달 현금화한 자금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현금화된 외국인 자금 중 상당수는 본국으로 유출되지 않고 남아 관망하고 있던 것으로 안다"며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자 현금화된 외국인 자금들이 다시 들어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도 "미국 증시가 신용등급 강등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등 안정을 찾으면서 현금화된 미국과 유럽계 자금들이 재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버린 위기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미국과 유럽계 투자자들이 재정위기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자 재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재정위기 우려감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만큼 매수세가 지속될지는 유동적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차라리 2~3일에 걸쳐 들어왔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며 이날 외인 매수 규모는 과도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외인 매수세가 계속될 것으로 확신하긴 힘든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 역시 "고용지표, 제조업지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주택고용대책 발표, 유럽재무장관 회의 등 변동성 요인이 즐비한 가운데 외국인이 돌아왔다고 말하긴 무리한 측면이 있다"며 외국인 수급을 중립 수준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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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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