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실망감에 주가급락 환율급등···코스피 1800선 위협
국내 증시가 미국 발 악재로 요동쳤다. 기대를 모았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정확히 예상 수준으로만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데다 오히려 경기하향 전망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여기에 무디스가 미국 주요 3대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유럽 재정위기로 시작된 신용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투자 심리는 차갑게 얼어 붙였다.
◇"1800선 수성? 외국인 눈엔 1700"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53.73포인트(2.90%) 내린 1800.55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1807.24로 급락 출발한 뒤 오전에 1800선을 내줬다. 다행히 장 막판 연기금의 저가 매수세 덕분에 1800선은 회복했다.
외환시장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은 1179.80원을 기록, 전날보다 무려 29.90원이나 폭등했다. 유럽 재정위기로 채권에 물린 유럽계 은행이 자본확충을 위해 주식과 채권을 팔고 나가면서 환율이 요동친 것이다.
환율이 급등하자 다른 외국인들도 하나둘씩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주가 급락에 환차익 리스크 부담까지 가중되자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3045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MSCI 코리아 인덱스(달러기준)가 지난 8월 22일 최저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늘 환율과 지수 하락률을 감안하면 외국인 투자자 기준으로는 1700선으로 이탈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도 지수 변동성은 여전할 걸로 보인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그리스의 디폴트 여부. 다음주 그리스가 내놓을 추가 긴축안이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나온다면 한 고비는 넘길 수 있다. 파국을 면할 경우 코스피는 8월 저점 1750선은 수성할 거란 관측이다.
오는 22일~24일 열리는 G20재무장관회의와 브릭스 재무장관회의, 24일 열리는 IMF와 세계은행 연차총회 등에서 나올 유럽 재정위기 해법도 시장의 관심사다.
◇"믿을 건 기관,13조 장전했다"
독자들의 PICK!
대외 악재로 주식, 채권, 외환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비빌 언덕을 찾자면 국민연금, 국내 주식형펀드, 자문형 랩이 쌓아 놓은 현금이다. 이날 국민연금이 2000억원 가까운 순매수(1989억원)로 1800선 수성에 일등공신이 된 게 한 사례다.
우리투자증권은 연말까지 이들 기관의 주식매수 여력이 최대 9조~13조원, 최저 2~3조원에 달할 것이란 보고서를 내놨다.
국민연금은 최대 3조8000억원 매수 여력이 있다는 것. 국민연금의 2011년 목표 국내주식투자 비중은 18%지만, 현재 국내주식 투자비중은 18.2%로 0.2%포인트 초과했다.
하지만 코스피 벨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는 점, 5% 투자범위 내에서 투자비중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2년 목표 국내주식투자 비중인 19.3%로 비중을 확대할 경우 3조8000억원 집행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주식비중이 5월 이전(96.1%)으로 상승하고, 지금 같은 속도로 신규자금이 들어온다는 전제하에 8조6000억원 매수 여력이 생긴다. 5월 이후 8조5879억원이 유입됐지만 자금 집행이 늦어져 주식비중이 92.4%로 축소된 터다.
자문형 랩도 최대 8965억원의 매수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9월 현재 상위 5개 자문형 랩의 현금비중은 평균 19.4%인데, 7월 기준 현금비중(9.4%)을 감안하면 매수 여력이 크게 늘 수 있다.
김병연, 이무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고, 외국인의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져 기관의 주식투자 여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기관별 주식투자 가능 금액을 가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 코스피 지수가 1900선을 회복하지 않는 한, 주식형펀드나 자문형 랩이 쉽게 돈을 풀지는 않을 거란 주장도 제기된다. 대외 악재가 가닥을 잡는다는 전제하에 현금을 곳간에 쌓아놓은 기관이 움직일 거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