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년만에 돌아온 흑룡의 해인 2012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 모두의 바람대로 교육 선진화를 달성하는 원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특히 고등직업교육 활성화는 일반시민들뿐만 아니라 소외계층에게 희망의 빛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여서 흑룡처럼 비상하기를 기대한다. 새해 벽두부터 덕담보다 일과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고등직업교육을 본괘도에 올려놓는 것이 그 만큼 화급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부의 대폭적인 행·재정적 지원으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자의 취업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급기야 2011년도 대학 진학률이 72.5%로 뚜렷한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다. 조사시점을 2월 졸업 당시 대학 합격자 기준에서 4월 대학 등록자로 조정해 재수와 취업 등으로 진학을 포기한 학생을 제외하더라도 2008년 83.8%를 정점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대학에 진학해도 취업이 힘들다는 현실적 판단과 정부의 지원 등 직업기술교육 강화와 중소기업 청년인턴제 확대 등의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고 있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대학 진학률이 떨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그것이 임금에 반영되지 않는 현실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일반대학의 등록금은 연평균 750만원 정도로 책값과 교통비 등 기본적인 생활비를 제외하더라도 졸업 때까지 3000만원이 든다. 거기에 재학기간까지 고려한다면 금전적, 시간적 측면에서 낭비적 요소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반면 전문대학의 등록금은 연평균 610만원 정도이며, 졸업 때까지 총 1220만원 가량이 소요되므로 일반대학의 2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6월 1일 발표된 취업률을 비교해 보면, 일반대학의 경우는 54.5%, 전문대학은 60.7%로 6.2%포인트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일반대학의 프리미엄 감소와 취업률 차이 등으로 볼 때, 일반대학보다 전문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낭비적 요소를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정부가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추진한 고교 취업지원정책의 다음 차례는 고등직업교육에 대한 지원이 돼야 하는데, 이를 감안하면 전문대학의 위상은 더 높아질 것이다.
사실 전문대학이 직업교육의 산실이라는 점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1971년 초급대학에서 전문학교로 출발한 이래 지난 40년 동안 전문대학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주역인 전문직업인을 양성해 왔다. 중소기업 인력 공급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고, 직업교육의 내실화와 특성화 대학 설립, 맞춤형 실무교육 등 지속적인 산학협동을 통해 국가산업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특히, 이제 우리사회가 다양화·다원화 되면서 굳이 일반대학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유망직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늘어가고 있다. 또한 가까운 미래에 기술산업인력의 학력별 부족률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전문학사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다. 따라서 이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전문대학 교육의 질 보증(quality assurance)이 관건이며, 이는 우리에게 맡겨진 커다란 과제이자 책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현재 전문대학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40%를 점하는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대학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 가장 시급한 문제는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다. 따라서 전문대학에 주어진 사명은 학생들이 진출하게 될 분야에서 요구되는 직무능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직업인을 양성하는 일이다. 고등직업교육은 단순히 취업률만 높이는 교육이 아니라 취업해 현직에서 요구하는 직무능력이 우수한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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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직업교육을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선진국에서는 직업교육과 일반교육간의 차별이 없으며, OECD지표를 봐도 일부 나라에서는 고등직업교육을 받은 인력이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우리사회가 진정한 능력중심사회로 한걸음 전진하기 위해서는 선진적인 직업의식을 갖고 현장실무형 직업교육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고등직업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노동가능연령층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성인학습자들의 다양한 직업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고등직업교육을 받은 전문인력에 대해서는 정당한 사회적 대우를 해주어 학력보다는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공정사회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전국민적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회적 풍토가 조성되면, 취업을 위해 직업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은 기꺼이 전문대학을 선택할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사교육비 절감, 고학력 인플레이션 해소, 사회적 형평성 및 통합성 제고 등으로 이어져 국가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