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편의 흥행실패가 캐릭터왕국 디즈니를 흔들고 있다. 공상과학(SF) 액션 블록버스터 '존 카터 : 바숨 전쟁의 시작'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손실 규모가 2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존 카터'는 무려 2억 5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개봉 첫 주 북미 박스오피스 1위조차 거머쥐지 못했다. 개봉 3주차까지도 5400만 달러 밖에 못 벌었고, 전 세계 수입을 합쳐도 1억 8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미 마케팅 비용으로 1억 달러 이상 사용해 역대 최고 손실 영화로 기억될 예정이다.
월드디즈니는 단연 전 세계 캐릭터 산업의 1인자다. 2009년 종합 캐릭터업체 마블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캐릭터 왕국으로 입지를 굳혔다. 당시 마블의 우락부락한 남성미 강한 캐릭터와 디즈니의 고상하고 귀여운 캐릭터의 결합은 장밋빛 전망을 그렸다.
미키마우스, 푸우를 비롯해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의 대중적인 캐릭터가 모두 디즈니 작품이 됐다. 하지만 결과물은 모두의 예상을 빗나갔다. 지난해 1억 5000만 달러를 투입해 만든 '화성은 엄마가 필요해'는 전 세계에서 3900만 달러 밖에 못 벌었다. 당시 역대 손실률 1위 영화로 기록됐고, 이 기록을 디즈니가 경신한 셈이다.
결국 캐릭터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가족영화=디즈니로 자리 잡았던 브랜드와 괴물이 등장하는 '존 카터'는 시작부터 거리가 멀었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를 기다리는 관객들을 다시 생각해야할 때다.
이 같은 목소리는 단순히 해외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최대 미디어 콘텐츠 그룹CJ E&M이 외형확장에 집중하는데 대해 주주를 너무 외면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CJ E&M은 지난해 계열사 합병을 통해 자타공인 국내 최고 콘텐츠법인으로 올라섰다.
이미 영화와 방송, 공연 부문은 시장을 석권했지만 투자비용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콘텐츠 강화를 외치지만 정작 통합초기 외쳤던 콘텐츠 시너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게임 부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고, 영화 부문은 손실을 안 보면 다행이라는 볼멘소리마저 나온다.
21일 CJ E&M의 주가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3만원대가 깨졌다. 증권가는 1분기 적자 전환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는 추세다. 목표가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3만 4000원까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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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는 자본을 모으는데 가장 편리한 기업형태다. CJ E&M은 이날 기준 시가총액이 1조 1300억원에 달한다. 코스닥 시총 순위 6위인 CJ E&M에게 주식회사의 기본이 주주가 아닌지 다시 한번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