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물계좌 불법대여하면 '계좌 폐쇄'

[단독]선물계좌 불법대여하면 '계좌 폐쇄'

김성호,우경희 기자
2012.06.01 05:31

거래소, 불법 대여 성행하자 초강수

앞으로 계좌를 불법 대여해 파생거래를 하다 적발되면 해당 계좌가 폐쇄 조치된다. 한국거래소가 파생시장에서 불법 대여 계좌가 성행하자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31일 증권 및 선물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최근 증권사들에 대해 자체 점검을 통해 대여계좌로 판단되는 경우 계좌폐쇄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증권 및 선물사들은 불법 대여 계좌에 대해 수탁을 거부해 왔지만 계좌폐쇄 조치까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소는 매 분기 점검대상 계좌를 선정해 해당 증권 및 선물사에 통보한 후 구체적인 조치 결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대여계좌란 불법 사설 금융투자업체가 다수의 계좌를 등록한 후 선물 투자자에게 대여해 주는 것으로 대개 증거금(1500만원)납입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이용한다. 이들 업체는 증권 및 선물사에 수 십 개의 계좌를 개설한 후 최초 증거금을 납입하고, 계좌를 대여한 투자자의 선물거래 후 이를 회수한다.

이들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투자자 매매동향을 살피면서 필요시 반대매매로 수익률을 관리하는 등 조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용자에게서 계좌 대여 명목으로 선이자 및 수수료를 받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거금 없이 과도하게 선물거래를 할 경우 큰 손실을 떠안을 수 있는데다 시장을 어지럽힐 수 있다"며 "이들(불법 금융투자업체)의 영업행위 자체가 허가받지 않는 불법"이라고 말했다.

거래소가 최근 적발한 대여 의심계좌 중 하나는 지난 2월 13일부터 15일까지 매일 개장전 입금과 장 마감 후 출금이 반복됐다. 사흘 모두 출금액이 입금액보다 정확히 2만5000원 많았다. 수수료로 추정되는 금액이 출금된 것이다.

장중 동일 IP에서 주문이 계속되다 일정 규모 이상 손실이 나면 다른 IP에서 반대매매가 이뤄진 경우도 있다. 2월 22일과 3월 2일 계좌당 80만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이틀 모두 같은 IP를 이용한 계좌서 즉각 반대매매 주문이 나온 것이 포착됐다.

거래소와 감독당국은 불법 대여계좌 근절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왔지만 마땅한 처벌기준이 없어 애를 먹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증권 및 선물사에 불법 금융투자업체에 대한 수탁거부 등 내부통제 강화를 지시했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제시하지 못해 해당 금융사와 고객 간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간는 구체적 기준 없이 '대여계좌를 인지하면 수탁을 거부하라'는 식의 지침뿐이어서 제재 실효성이 부족했다"며 "이번 조치로 거래소가 의심계좌를 지목하고 각 증권사가 이를 조사해 자발적으로 제재하는 구조가 형성돼 선물계좌 대여 행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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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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