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팔래스호텔 18년만의 증시탈출, 당국 '조사중'

[단독]팔래스호텔 18년만의 증시탈출, 당국 '조사중'

김동하 기자
2012.07.05 06:03

"원래 내주식" 발표후 상폐…금감원, 공시위반 조사

서울 서초동 팔래스호텔 운영업체인 웨스테이트가 차명으로 보유한 주식을 실명전환한 후 소액주주 지분을 공개매수해 증시를 떠난다.

그러나 갑작스레 퇴출 위기에 몰린 소액주주들은 대주주가 시장을 기망해 왔다며 법적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고, 금융당국은 웨스테이트의 공시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 서초 팔래스호텔 내부. 출처:팔래스호텔 홈페이지
서울 서초 팔래스호텔 내부. 출처:팔래스호텔 홈페이지

◇"대규모 실명전환 후 상장폐지"=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웨스테이트는 지난달 8일 신석우 대표이사가 상장폐지를 위해 주당 5500원에 주식을 공개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자본조달을 한 적도 없고 상장 실익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신 대표의 지분율은 차명주식을 잇따라 실명전환하면서 현재 94.87%에 이른다. 그는 나머지 5.13%를 모두 취득한 뒤 자진 상장폐지한다는 입장이다.

1980년 설립된 팔래스호텔의 오너 2세인 신 대표는 2009년 3월 어머니인 권정윤씨의 주식 20.32%를 상속받으면서 지분율 33.65%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송재학원이 보유한 주식 1만1030주를 주당 5만3600원에 장외매수했다.

신 대표는 이어 2009년 11월 상속 차명주식 27.33%를 실명으로 전환했고, 지난달 7일에도 차명주식 18.41%를 추가로 실명 전환해 지분율을 94.87%로 높였다. 4만7220주(0.94%)는 실명 명의 변경이 끝나지 않아 소유권 분쟁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상장폐지 요건(80%이상)은 갖췄다.

이에 대해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변호사)는 "상장 당시부터 주식분산요건을 속이고 18년간 시장을 속인 셈"이라며 "지난해 호텔 리노베이션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영업이익이 나는 시점에 소액주주를 축출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신 대표가 실명전환한 차명 지분은 1991년 10여명의 임원들에게 부여된 주식들이다. 이는 창업자로 신 대표의 부친인 신재휴씨 1991년 사망하면서 임원들에게 차명으로 나눠준 것으로 관측된다. 소액주주들은 이 경우 상속세 제척기간도 지나 세금도 내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웨스테이트 일지
웨스테이트 일지

◇"공개매수가격 주당순자산 밑돌아"=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 가격이 너무 낮다는 입장이다. 웨스테이트는 지난달 7일 주가를 기준으로 10% 프리미엄을 더해 주당 5500원으로 공개매수가격을 정했다. 4일 주가는 5490원으로 시가총액은 274억원.

주당 순자산은 1만8987원으로 공개매수 가격 5500원의 3.5배에 달한다. 총 자산은 1622억원, 순자산은 949억원이며 2010년 7월 자산재평가에서 재평가 차익이 862억원이었다. 팔래스호텔은 2011년 특1급 호텔로 승격됐고, 그해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측은 공개매수가격 산정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3년간 공개매수가격은 기준일 52주 최고가와 프리미엄 또는 거래량가중평균주가와 프리미엄으로 산정됐지만, 웨스테이트는 산술평균주가와 프리미엄으로 산정하면서 공개매수가격이 낮게 책정됐다는 것이다.

더구나 신 대표는 2010년 3월과 4월 3000여주를 주당 평균 10만원 전후에서 장내매도했다고 소액주주들은 지적하고 있다. 당시 매각가격은 주식분할 전 기준으로 공개매수가격인 5500원보다 100%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과거 공시하지 않은 주식을 실명으로 전환했다면 공시위반 상태가 지속이 되고 있던 셈"이라며 "공시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과거 주식분산을 감추었다고 해도 제재 수단은 상장폐지 뿐"이라며 "현재 시점에서 주식분산 대신 자진 상장폐지를 선택한 만큼 상폐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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