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진짜 이유"

"내가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진짜 이유"

강상규 미래연구소M 소장
2013.02.12 11:23

[행동재무학]<5>주식매매만 줄여도 손해 덜 본다.

[편집자주] 주식시장이 비효율적(inefficient)이라 보는 이들은 열심히 노력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알파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림= 강기영 디자이너
/그림= 강기영 디자이너

“왜 내가 주식을 사면 주가가 내리고, 반대로 팔면 오를까?”

주식투자를 하면서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경험을 한두 번쯤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처음 몇 번은 사람이 주가의 바닥과 꼭지를 정확히 알 수 없기에 그럴 수 있으리라 스스로를 위안해 보지만, 주식매매를 할 때마다 번번이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면 스스로를 자책하며 심한 패배감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소위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현상이 단지 나에게만 국한된 일일까?

캘리포니아 주립대-버클리(UC-Berkeley)의 터랜스 오딘(Terrance Odean) 교수는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현상이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을 사고, 주가가 꼭지라고 여기면 판다. 그런데 오딘 교수는 투자자들이 매수한 종목들의 1년간 수익률이 매도한 종목들의 사후 수익률보다 약 3.3%나 낮은 것을 발견했다. 즉 매수한 주식의 주가는 내리고 매도한 주식의 주가는 올랐기 때문이었다.

오딘 교수는 캘리포니아 주립대-데이비스(UC-Davis)의 바버 (Brad Barber) 교수와의 공동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줬다.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주식을 산 뒤엔 그 종목이 시장수익률보다 뒤졌고, 반대로 사람들이 주식을 판 뒤엔 그 종목이 시장수익률을 초과했다.

바버교수와 오딘교수는 또 116개의 투자클럽(investment club)의 매매기록을 입수, 개인이 아닌 두 명 이상의 투자클럽은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현상을 피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아무래도 혼자 주식투자를 하는 것보단 여러 명이 클럽을 조직해서 투자하면 한 개인의 편견이나 잘못된 관행을 피할 수 있어 보다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지 않나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투자클럽이 주식을 판 뒤 그 종목의 사후 수익률이 산 종목보다 무려 연간 4%나 높았다. 결국 여럿이서 투자클럽을 조직해서 주식투자에 나서도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악순환을 벗어날 수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직접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주식펀드 투자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세계 최대 펀드 조사기관인 모닝스타(Morningstar)는 2009년 한 연구에서 총 17개 펀드 카테고리 전체를 조사한 후 재미있는 결과를 발표했다.

보통 주식펀드에 가입한 간접 투자자들은 시황의 변동에 따라 펀드에 가입·탈퇴하고, 추가입금을 한다. 따라서 펀드가입자의 입·퇴출이 없다고 가정하고 계산하는 펀드 자체의 수익률과 펀드 투자자의 실수익률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모닝스타의 연구 결과를 보면, 펀드 투자자의 실수익률이 펀드 자체 수익률보다 크게 낮았고, 심지어 그 차이가 연간 34.6%에 달하는 것도 있었다.

위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직접 투자자이건, 간접 투자자이건 상관없이, 또 혼자서 투자하건, 여럿이서 공동으로 투자하건 간에 저점매수·고점매도 (buy low, sell high) 전략을 실제로 적용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많은 투자자들이 저점매수·고점매도로 생각하고 매매에 나서지만 실제로는 고점매수·저점매도(buy high, sell low)의 결과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빈번한 주식매매는 고점매수·저점매도의 실패를 반복, 손해만 가중시킬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의 증권전문방송인 cnbc의 매드 머니(Mad Money)의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Jim Cramer)는 이렇게 외친다. “주식매매를 멈춰라 (Stop trading)”

빈번한 주식매매만 줄여도 손해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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