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3]다양한OS·가상재화 유통위한 글로벌 공동마켓 구축해야

"구글 같은 회사가 가장 무섭다. 브로드밴드 시대에 통신사는 가상재화를 창출하는 IT기업으로 변해야 살아남는다."
이석채KT(60,800원 ▲1,100 +1.84%)회장은 25일 저녁(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 같은 전통적 통신사업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브로드밴드 시대에 유무선 구분이 없어지면서 가장 무서운 경쟁자는 통신사가 아니라 정보·데이터를 저장·관리하고 콘텐츠를 포장해 나르는 구글 같은 기업”이라며 “통신사는 이제 더 이상 구글, 카카오 같은 이들이 네트워크 위에 프리라이딩(무임승차)한다고 불평만 할 게 아니라 통신 말고 무엇을 활용해 혁신과 가치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사가 변화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과거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한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통신사에 대한 평판을 조사한 결과를 보니 담배회사 다음으로 나쁘더라"라며 "초기에 망을 깔고 통화나 인터넷을 연결해주면 잠깐 소비자들이 고마워하는데 그 다음부터는 앉아서 돈을 긁어모으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통신사의 성장을 위한 대안으로 가상재화(virtual goods) 유통을 꼽고 이를 위한 글로벌 공동마켓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재화란 디지털 콘텐츠, 앱, IT솔루션, e-러닝, e-헬스 등 브로드밴드 위에서 생산·유통·소비되는 비통신 서비스를 말한다.
이 회장은 "통신사들은 스스로 가상재화의 제작자가 되거나 애플의 앱스토어처럼 가상재화 유통사업자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브로드밴드 위에 가상재화 거래를 위한 큰 시장을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장터에서 온갖 것들을 사고팔게 하면서 사용료를 받자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타이젠과 같은 탈(脫)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OS)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단번에 글로벌 규모의 공동시장 창출이 어렵다면 뜻을 같이 하는 일부 통신회사만이라도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조인트벤처(JV)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삼성과 만나 힘을 합쳐 해보자는 얘기를 했고, 한 글로벌 통신사업자와의 미팅에서 타이젠을 밀어주자고 제안했다"며 "지금처럼 iOS, 안드로이드가 양분할 게 아니라 4~5개 경쟁 OS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26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Mobile World Congress)2013' 기조연설에서 발표한 내용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통신사들이 네트워크 사용료에만 집착하면 미래는 없다"며 "가상재화 유통을 위한 글로벌 공동마켓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세계 최대규모의 모바일 전시회인 MWC에서 국내 통신사 CEO가 기조연설을 한 것은 이 회장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