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안전설명에 사태진정 불구 4조원빠진듯… 금투협은 증권사 과다유치전 자제 당부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촉발된 동양증권의 고객 자금인출 사태가 다소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25까지 3일간 빠져나간 자금은 CMA 계좌와 펀드 환매 등을 포함해 4조원에 육박해 향후동양증권(5,190원 ▼200 -3.71%)영업에 적지않은 부담이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동양증권에 맡긴 투자금은 안전하다"며 투자자들의 동요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25일 오후 긴급브리핑을 통해 "동양그룹 계열금융사의 자산은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고 중도 해지시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이날 오전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 "현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기업어음(CP)보다 고객들이 안전자산을 인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위원장은 전날에도 "동양증권은 우량회사인만큼 고객이 동요할 이유가 없다"며 투자자들을 진정시켰다.
금감원에 따르면, 동양증권 종합자산관리계자(CMA)와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 가입고객들이 인출한 금액은 23일 1조원, 24일에는 2조원에 달했다.
최 금감원장은 25일 예탁금 인출은 전날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날 자금 이탈액은 4조원을 바라보는 상황이다. 동양증권이 관리하는 CMA계좌는 344만여개, 자금은 8조원 이상이다. 투자자들이 동요하면서 사흘만에 회사 CMA 자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 빠져나갔다.
금융당국 수장들까지 나선 것은 그만큼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동양그룹 기업어음(CP)와 회사채 개인구매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인출사태를 막지못하면 우량 상장사인 동양증권의 영업기반이 붕괴되는 것은 물론 증권업 전반으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제기되는 금융당국의 뒷북 대응과 책임론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최 금감원장은 "고객이 맡긴 증권과 현금은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령에 따라 법정기관에 안전하게 보관 중이며 주가연계증권(ELS) 등도 안전자산인 국공채나 예금에 투자하고 있도 회사 자산과도 엄격하게 분리, 관리하도록 조치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동양생명과 동양자산운용 등 다른 금융계열사에도 특별점검반을 투입했고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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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도 이날 간담회를 열고 "동양증권 투자자 자산은 별도기관에 예치, 수탁돼 은행보다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금투협은 또 일부 증권사들이 동양그룹 고객의 자금이탈을 틈타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과 관련, "이날 오전 각 증권사 임원을 불러 과다한 판촉과 영업행위에 대한 자제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양그룹 도산시 5만여명에 달하는 기업어음(CP)과 회사채 투자자 손실 문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 최 금감원장은 "동양그룹측에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도록 강력하게 요청을 해놨다"며 "대주주, 오너로서 투자자를 만족시킬 수 있게 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금융위원장도 "회사채와 CP 등을 계열사가 산 것은 동양그룹 자체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이날 동양그룹 지주회사인 (주)동양은 오는 26~27일로 예정됐던 650억원규모 회사채 발행계획을 철회했다.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고 투자자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