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1550억 조기상환 청구 가능성, 자금난 우려 확산되자 '부메랑'

벼랑 끝에 몰린 동양그룹의 생사가 사실상 이번주에 갈릴 전망이다. 30일 만기도래하는 107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CP(기업어음) 상환 여부가 첫 고비다.
동양그룹은 가능한 모든 방안을 찾고 있지만 현재로선 상환가능 여부가 불투명하다. 1차 고비를 넘겨도 다음달에만 4000억원에 육박하는 CP 만기가 기다리고 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지는 않으나 최대 155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풋옵션(조기상환청구)도 복병으로 남아 있다. 한마디로 첩첩산중인 셈이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은 30일까지 ㈜동양의 회사채 905억원과 주요 계열사가 발행한 165억원의 CP 등 모두 107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지난주 6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차환하려는 계획이 틀어지면서 유동성 압박이 커졌다.
동양그룹은 거래가 마무리국면에 접어든 동양매직 매각대금(1200억원) 유입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동양매직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KTB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거래 종료를 위한 절차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TB PE와 동양매직의 기업결합을 사전 승인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에 펀드설립 등록신청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이날 등록신청이 이뤄지고 KTB PE가 인수대금을 납입하면 동양그룹은 한숨을 돌리게 된다.
문제는 KTB PE에 참여한 투자자(LP) 일부가 투자대금 납입을 미루고 있다는 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동양그룹 유동성 위기설이 확산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설까지 흘러나오면서 KTB PE 측이 말을 바꾸고 인수 절차 마무리와 최종 대금 납입을 미루고 있다"며 "동양그룹으로선 믿었던 도끼에 발목이 찍힌 셈"이라고 말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현재로선 동양매직 매각대금이 30일까지 들어오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동양그룹이 당장 이번 위기를 넘기더라도 더 큰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시장성 차입금 상환일정상 하나의 난관을 넘으면 또 다른 장애물이 기다리는 구조기 때문이다. ㈜동양과 동양시멘트,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동양그룹 계열 4개사는 이번주부터 다음달까지 3830억원의 CP를 또 막아야 한다.
시장성 차입규모가 큰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의 경우 각각 542억원, 675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도 다음달에 별도로 갚아야 한다. 이처럼 올 연말까지 동양그룹이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 CP, 전자단기사채는 모두 1조681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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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동양은 지난해 12월24일 발행한 6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다음달 24일 조기상환해야 하는 상황에도 직면했다.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5거래일 동안 조기상환 요청 접수를 받고 있는데 자금난 우려가 전방위로 확산돼 전액 풋백옵션이 행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동양이 그동안 1년6개월 만기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9~10개월이 지나면 조기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풋옵션을 넣었던 게 자금조달에 기여했지만 지금에 와선 도리어 부메랑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동양은 11월22일에도 최대 900억원의 조기상환에 응해야 한다.
동양그룹은 부도위기 타개와 자체회생을 위해 6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를 목표로 전사적 총력전을 펴고 있다. 현 회장 등 그룹 주요 임원들과 재무팀 등 실무부서 직원들은 주말에도 출근해 자금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동양그룹은 동양파워, 동양시멘트, 동양증권 등의 지분이나 경영권 매각,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대규모 유동화 등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시장 혼란이 계속되고 위기설이 증폭되면서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자금조달을 위해 재계는 물론, 금융권과도 다각도로 접촉하고 이와 별도로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