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출신 동양네트웍스 김철 대표… 동양 내부서도 미스터리 인물
동양(966원 ▼19 -1.93%)그룹이 자금난으로 5개 계열사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까지 자산 매각 등 주요 구조조정을 경력이 베일에 가려진 30대 대표이사에게 맡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인공은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이사다.
2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동양네트웍스는 자사 사업부 매각은 물론 그룹 전체의 구조조정을 좌우하는 자산 매각에 다수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네트웍스는 김철 대표와 더불어 현재현 회장의 장남인 현승담 대표가 각자 대표 체제로 꾸려져 왔다.
동양네트웍스는 위기가 드러난 올 초부터 IT서비스부문을 한국IBM에 매각해 자본을 유치하려 시도해왔다. 동양 구조조정에 관계했던 PEF(사모투자펀드)와 IB, 회계법인, 로펌 등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동양네트웍스는 ㈜동양의 파일사업부와 섬유사업부, 가전사업부(동양매직) 매각과 동양파워 자본 유치 협상에도 일부 관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동양그룹이 여러 경로를 통해 몇 가지 자산을 담보로 투자할 수 있는지 물어왔다"며 "하지만 몇 차례 접촉 결과 상대방으로 나선 김철 대표에 대한 정보와 확신이 부족해 협상 제안을 완곡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동양이 교원그룹을 동양매직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1650억원에 매각하려고 막판 협의를 진행하던 중에 KTB프라이빗에퀴티와 TSI파트너스로 대상자를 바꾼 것도 김철 대표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교원이 동양매직을 완전히 매각할 것을 주장한 가운데 KTB·TSI가 추후 경영권을 되찾아갈 수 있도록 재투자와 콜옵션을 제안하자 김철 대표가 이를 현 회장 일가에 전달해 거래를 뒤집었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 동양그룹 구조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는 김철 대표는 1975년생으로 만 서른일곱이던 지난해 7월 동양네트웍스가 출범하면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동양네트웍스는 2011년 7월에 동양그룹의 IT 서비스기업인 동양시스템즈와 유통·전자상거래 회사인 미러스가 합병하면서 설립됐다. 김 대표는 동양그룹이 2010년 5월에 설립한 MRO(소모성자재공급업) 회사인 미러스 대표로 지내다 동양시스템즈의 이충환 대표와 함께 동양네트웍스에서 각자 대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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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2011년 11월에 이 대표가 사임하면서 단독 대표로 활동했고 올 6월부터는 현승담 대표와 각자 대표로 동양네트웍스를 이끌어왔다. 김 대표는 현승담 대표와 호형호제하는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김철 대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다. 2002년에 입학해 2005년 미술원을 졸업한 것으로 확인된다. 경상도 말씨를 쓰는 김 대표는 지방에서 유통업에 종사하다 동양그룹 기획실 산하 유통 부문 본부장(임원)급으로 영입됐다.
김 대표는 4~5개월 만에 디자인총괄본부장에 올랐고 이후 MRO 사업을 하는 미러스가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의 100% 지분 출자로 설립되면서 대표를 맡아 화장품 사업 론칭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특별한 학위는 없지만 신사업을 잘 만들고 유통업에 대해 박식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러스는 동양시스템즈와 합병하기 전인 2011년 매출액이 2575억원(88.74%, 계열사 매출)이었다.
다만 동양그룹 내에서도 오너일가를 제외한 주요 경영진조차 김 대표의 이력을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김철 대표 이력에 대해 "우리 (그룹) 내부에서도 섣불리 경력을 묻지 못하고 있다"며 "사장급인데 아무래도 연배가 어리다보니 소문이 오해를 부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