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比 68%↑' 현대로템 상장첫날 대박? 알고보니…

'공모가比 68%↑' 현대로템 상장첫날 대박? 알고보니…

강상규 미래연구소M 소장
2013.11.03 05:00

[행동재무학]<38>IPO주 성장 버블이 터지는데…그래도 매수

[편집자주] 주식시장이 비효율적(inefficient)이라 보는 이들은 열심히 노력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알파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그림=강기영 디자이너)
/ (그림=강기영 디자이너)

현대로템(223,000원 ▼12,000 -5.11%)은 상장 첫날 상한가(3만8,750원)로 마감했다. 이는 IPO(기업공개)를 위한 공모가(2만3,000원)에 비해 68.5%나 높았다.”

현대로템(223,000원 ▼12,000 -5.11%)처럼 IPO주가 상장 첫날 상한가로 마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격제한폭이 없는 미국 증시에선 IPO주가 상장 첫날 수십에서 수백 퍼센트까지 오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모두들 IPO주를 배정받으려 안달을 한다.

하지만 미국 증시에서 일반 개미가 좋은 IPO주를 배정받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좋은 IPO주는 상장 주간사(lead underwriter)가 큰 손인 기관들(institutional investors)에게 대부분을 배정하고 개미들(retail investors)에겐 아주 쥐꼬리만큼만 배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 개미가 특정 IPO주를 배정받았다고 하면, 필시 나쁜 IPO주일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큰 손인 기관이 나쁜 IPO주 청약에 덜 참여하면서 일반 개미에게 배정되는 몫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라 부른다.

그런데 상장 첫날 주가가 크게 오르는 이유는 상장전 IPO주를 배정받지 못한 일반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IPO주를 사려고 상장 첫날부터 매수주문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많은 매수주문이 몰리면 주가가 오르는 건 당연한데, 그들이 단지 배정받지 못한 게 억울해서 상장 후 한주라도 더 매수하려고 혈안이 돼 있는 게 아니다.

상장 첫날 많은 매수주문이 몰리는 이유는 IPO주 공모가격이 내재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낮게 형성됐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모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하면서도 상장 첫날 IPO주를 매수하려 한다. 시장에선 이렇게 IPO주의 공모가격이 낮게 형성되는 현상을 놓고IPO 저가발행(underpricing)이라 부르는데 효율적 시장에 반하는 대표적인 이상현상(anomaly)으로 보고 있다.

행동재무학 관점에서 본 상장 첫날 IPO주에 매수가 몰리는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이 IPO주의 성장성에 매우 흥분돼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IPO주는 상장전 증권 뉴스 등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성장성에 큰 거품이 끼기 마련이다. 그래서 IPO주 청약은 쉽사리 몇십대 일처럼 초과되기 일쑤다. 마찬가지로 상장후 첫날에도 매수주문이 폭주한다.

그러나 한 재무학 연구에 따르면, IPO주 상장 첫날 종가는 투자자들이 IPO회사의 평균 내재 현금흐름 성장률(implied cash flow growth rate)을 연간 33%로 추정하는 것과 같은데, 실제로 상장후 5년동안의 내재 현금흐름 성장률은 마이너스 55%로 너무나 괴리가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IPO주의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엔 너무나 큰 버블이 들어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제이 리터(Jay Ritter) 교수를 비롯한 수많은 재무학자들은 IPO주의 상장후 장기 성적(longterm performance)이 아주 저조함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80년부터 2007년까지 IPO주는 상장후 3년간 시장 전체 수익률에 비해 무려 21%나 낮은 성적을 보였다. 초라하기 그지없는 상장후 모습은 상장 첫날의 화려한 데뷔와는 너무나 차이가 난다.

IPO주가 재무학에서 관심이 많은 이유는 이러한 패턴이 지난 수십년간 반복되고 있다는 데 있다. 마치 불속에 뛰어들면 죽는 줄 뻔히 알면서도 화려한 불에 도취되어 들어가는 불나방과 같다고나 할까. 아니면 기억력이 너무나 짧은 네모와 같아서 IPO주의 초라한 뒷모습을 금새 잊어 버리고 화려한 앞모습만 보는 것일 수도 있다.

“상장 이틀째현대로템(223,000원 ▼12,000 -5.11%)은 전일대비 5.94% 하락한 3만6,45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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