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병 과점 흔들…美 OI, 테크팩 인수 검토

음료병 과점 흔들…美 OI, 테크팩 인수 검토

박준식 기자
2013.12.13 07:42

예비입찰에 해외사 위주 5곳 참여…패키징 글로벌 기업 관심에 '25년 과점' 동요

국내 음료용 포장용기 1위사인 테크팩솔루션 인수전에 미국 패키징 기업인 오언스 일리노이(Owens-Illinois, Inc.)와 실간(Silgan Holdings)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테크팩솔루션은 옛두산(1,143,000원 ▲42,000 +3.81%)그룹 계열사인 오비맥주와 롯데주류 등 국내 상위 5대 음료 회사 중 4개사에 용기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12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테크팩솔루션 매각 자문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지난 9일 진행한 예비 입찰(LOI)에 국내외 5곳 이상의 후보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 아시아 주요 패키징 업체와 국내 기업 2곳이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계 투자은행(IB)인 메릴린치는 일단 해외 패키징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음료 포장재 산업은 경기방어적 성격을 가져 안정적 마진과 견고한 현금흐름을 낸다는 특성이 있다. 테크팩솔루션은 지난해 약 3400억원의 매출액과 최근 1년간(~올 6월 말 기준) 540억원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낸 국내 1위사다.

매각자 측에 비밀유지약정(CA)을 체결하고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간 후보 중에는 미국의 오언스 일리노이와 실간, 유럽의 렉삼 등이 포함됐다. 해외 대형사들은 인수금 조달여력이 국내사보다 우월해 이들의 참여여부가 거래 흥행을 좌우한다.

오언스 일리노이는 1903년 자동 유리병 제조기를 발명한 오언스(Michael J. Owens)가 세운 세계적 패키징 기업으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69억5000만 달러(약 7조3000억원)의 매출과 1억8400만 달러(약 20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실간은 캔과 페트병 분야에서 선두권 경쟁력을 가진 회사로 지난해 37억 달러(약 4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0년 국내 병뚜겅 업체인 삼화왕관 인수전에도 참여한 적이 있다. 렉삼은 세계 최대 캔 생산업체로 국내 한일제관의 2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 음료 용기 시장은 상위 5개사가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는 과점 형태로 구성돼 있다. 테크팩솔루션이 25.1%로 1위이고 한일제관이 17.3%, 롯데알미늄이 16.8%, 삼광유리가 12%, 효성이 9%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 5개사 가운데 유리병과 알루미늄캔, 페트병을 동시에 생산하고 있는 회사는 테크팩솔루션 밖에 없다.

이 업계에는 장기간 구축된 고객관계와 기술력, 규모의 경제 등으로 인한 높은 진입장벽이 있다. 최근 25년간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업체가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런 배경에서 해외 전략적 투자자(SI)가 테크팩솔루션을 인수할 경우 업계에 큰 변화가 몰려올 수 있다. 모그룹에서 일감과 일정 마진을 받는 일부 대기업 계열사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는 경쟁력을 잃고 퇴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 음료 용기 생산량은 2000년 이후 연평균 약 4%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국이나 찌개 위주의 습식식사로 인해 과거 음료시장이 크지 않았지만 최근 젊은이들의 입맛이 서구화되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음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하절기에는 음료 용기업체가 전방산업인 음료 제조사들의 생산량을 조절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테크팩솔루션 매각자인 MBK파트너스는 100% 지분 기준 5000억원 안팎의 매각금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최근 ING생명보험 인수에 성공했고 내년 1분기까지 테크팩솔루션 매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MBK 관계자는 "(테크팩솔루션) 거래가 진행 중이라 인수 후보 등에 대해서는 어떤 내용도 언급할 수 없다"며 "업계 1위사라 (매각 절차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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