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 1주년···대선 테마주 '씁쓸한 쪽박'

박근혜 당선 1주년···대선 테마주 '씁쓸한 쪽박'

오정은 기자
2013.12.19 16:03

박근혜·문재인 테마주 '급락'...안철수 테마주는 급락 뒤 반등 흐름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 1주년을 맞았다.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증시를 주름잡았던 테마주들은 화려한 과거를 뒤로 하고 부진한 주가를 기록 중이다.

2012년 대선 테마주 가운데 단연 '대장주'는안랩(62,000원 ▲1,500 +2.48%)(옛 안철수연구소)이었다. 대선 후보가 상장기업의 최대주주인데다 종목명에 대선 후보의 이름이 들어간 초유의 종목이었던 것. 제3의 후보로 '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안철수와 함께 안랩 주가는 대선정국마다 요동쳤다.

안랩은 대선정국이 본격화되기 전인 2011년 중반 2만원대를 맴돌았지만 2012년 대선 레이스 시작과 동시에 폭발적으로 급등했다. 1월6일 16만7200원의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달 만에 반토막나며 8만원대로 하락했고 재차 반등했지만 지난해 11월 안철수 후보가 대선출마를 포기하며 모멘텀을 잃었다. 이날 종가는 5만5000원으로 작년 고점 대비 1/3토막이 났다.

안랩의 급등락 과정에서 장기투자자인 슈퍼개미 원종호씨는 200억원 넘는 차익을 올렸다. 김홍선 안랩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원들도 줄줄이 스톡옵션 행사로 수억원대 돈을 벌었다. 고점에 물린 개미는 쪽박을 찼지만 전문 투자가와 임직원은 이익을 본 셈이다.

주가가 급등한 사이 안철수 후보는 안랩 주식 100만주를 기부하기도 했다. 안철수는 지난해 10월 안랩 주식 50만주(4.99%)를 안철수 재단에 증여하며 '테마로 주가가 오른 시기에 주식을 기부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논란에 휩싸였다.

박근혜 테마주의 대표주자는EG(5,340원 ▲190 +3.69%)였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동생 박지만씨가 최대주주인 EG는 박근혜 테마주의 대장주일수밖에 없었다.

EG도 안랩과 마찬가지로 대선정국이 본격화되기 11개월 전인 2012년 1월 고점을 찍었다. 2011년 하반기 2만원대에 불과하던 주가는 2012년 1월6일 8만7900원의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했지만 대선 정국이 끝나면서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날 종가는 1만6300원으로 고점 대비 1/5토막이 났다.

정치 테마주는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대주주가 주식을 고점에 매도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EG의 최대주주인 박지만 회장은 대선이 진행되는 2년간 주식을 한 주도 팔지 않아 화제가 됐다.

과거 박 회장은 EG가 희토류 테마로 주가가 오르거나 누나와 관련된 이슈가 터질 때면 주식을 내다팔며 차익을 실현했다. 지난 17대 대선 당시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대선 후보와 손잡자 267만주를 매도해 80억원을 현금화했다. 2010년까지도 박근혜 후보가 차기 대선주자로 각광받는 과정에서도 주식 매도로 180억원 넘는 현금을 거머줬다.

하지만 2010년 12월을 끝으로 박지만 회장은 더 이상 주식을 팔지 않았다. EG가 8만원대로 올라섰을 때도 그는 주식을 팔지 않고 침묵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복지 정책 테마주로는아가방컴퍼니(4,930원 ▲130 +2.71%)보령메디앙스(1,739원 ▲36 +2.11%)가 한 시절을 풍미했다. 2011년 2000원에 불과했던 아가방컴퍼니는 2012년 1월6일 2만2250원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10루타'(10배 오른) 정치테마주가 됐던 것. 하지만 1월을 고점으로 이후 주가가 줄곧 약세를 보였으며 1년 전 대비 33.89% 하락한 상태다.

가장 황당했던 대선 테마주로는 안철수 관련주인미래산업(13,770원 ▲420 +3.15%)이 꼽힌다. 미래산업은 '정문술 미래산업 창업주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간에 친분이 있다'는 막연한 소문에 정치 테마주로 분류됐다. 200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2012년 9월14일 2139원까지 치솟았고 이날 창업주인 정문술 회장은 보유주식 2400만주를 모두 팔아치웠다. 사장과 임원도 74만주를 장내매도했다.

대주주의 주식 매도에 미래산업은 주요주주가 우리사주조합(1.98%)인 주인 없는 회사가 됐다. 테마주에 뛰어들었던 개인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실을 봤다. 미래산업의 현 주가는 다시 200원대를 기록 중이다.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팀장은 "대선 후보의 실질적인 공약과 무관한 수혜주가 대선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대선이 끝나자 주가가 급락했다"며 "실질적인 수혜주가 아닌 테마주에 투자해 큰 돈을 벌어보려했던 투자자들은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8대 대선 기간 유력후보 3인과 관련된 정치 테마주는 거의 80여개에 달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년 전 대비 박근혜, 문재인 테마주는 급락한 반면 안철수 테마주는 주가가 오른 종목이 많았다. 이는 안철수 전 후보가 대선출마를 포기한 뒤 작년 12월19일에는 이미 주가가 급락했었고, 이후 신당 창당 등 이슈로 반등한 영향이다.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의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들은 엄청난 이득을 취했고 어떤 개미는 전 재산을 잃었다. 대선이 끝나고 박근혜 시대가 막이 올랐지만 문재인 후보의 19대 대선 출마, 안철수 의원의 창당 소식이 들릴 때마다 여전히 정치 테마주는 들썩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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