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현주 신화' 여의도 미래에셋빌딩 1000억대 매각

단독 '박현주 신화' 여의도 미래에셋빌딩 1000억대 매각

임상연 기자
2014.03.26 05:25

KTB자산운용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RBC규제강화·IPO지연에 재무개선 나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미래에셋이 그룹의 첫 사옥이자 박현주 회장(사진)의 성공신화가 탄생한 서울 여의도 미래에셋빌딩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 빌딩은 미래에셋생명이 2011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부터 인수해 본사 건물로 써왔다.

 ◇미래에셋 '탄생지' KTB자산운용 인수 추진

 26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여의도 본사 건물을 매각하기 위해 KTB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에셋생명은 빌딩 매각 후 본사를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1979년 준공된 여의도 미래에셋빌딩은 지하 2층~지상 11층, 연면적 1만4466㎡ 규모로 건물면적보다 주차장 부지가 넓은 게 특징이다. 매매가는 장부가(899억원)보다 높은 1000억원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KTB자산운용은 빌딩 인수 후 주차장 부지까지 활용, 건물을 신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KTB자산운용은 빌딩 인수를 위해 자금조달에 나선 상태로 재개발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여의도 미래에셋빌딩은 미래에셋이 본격적으로 태동한 장소다. 97년 강남구 신사동 한 사무실에서 미래에셋(현 미래에셋캐피탈)을 창업한 박 회장이 99년 첫 사옥으로 마련한 곳이다. 이후 15년간 이 빌딩은 박 회장이 미래에셋을 재계서열 34위로 일궈내는 성공신화의 산실 역할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열풍이 이곳에서 시작됐고 미래에셋증권 설립과 미래에셋생명(옛 SK생명) 인수, 전세계 12개국에 달하는 미래에셋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미래에셋은 2011년 계열사들을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으로 집결할 당시에도 이 빌딩을 임대하거나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박 회장이 미래에셋생명의 본사로 쓰도록 결정하면서 유지됐다. 그만큼 애착이 남달랐던 것이다.

 ◇"RBC 규제강화·상장지연 등 재무구조 개선 필요"

 미래에셋이 '성지'나 다름없는 빌딩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은 금융당국의 보험사 RBC(지급여력비율) 규제강화와 IPO(기업공개) 지연 등으로 미래에셋생명의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RBC란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했을 때 고객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RBC 최저기준으로 150%를 권고하지만 시장에선 200%는 돼야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당국은 올해부터 RBC 산출기준을 단계별로 강화할 방침이다. 이 경우 업계 평균 RBC는 30~40%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RBC가 217%로 업계 평균(286%)을 크게 밑돈다.

 산출기준마저 강화될 경우 RBC가 추가 하락해 영업활동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RBC가 악화되면 영업활동은 물론 자금조달도 어려워진다"며 "당국이 규제강화를 밝힌 후 업체들마다 자본 확충과 유동화 등에 나선 것도 모두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의 IPO(기업공개) 지연과 이에 따른 비용발생 우려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생명은 2011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4000억원가량의 증자(우선주)를 실시했다.

 당시 증자는 우선주 배당과 5년 이내 상장조건으로 진행됐다. 기간 내 상장하지 못하면 미래에셋이 연 8% 복리이자로 우선주를 되사줘야 하는 옵션이 걸렸다.

 또다른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은 2009년 IPO 주관사를 선정했지만 증시부진 등으로 5년째 상장이 지연되고 있다"며 "당국의 규제강화로 RBC가 악화되고 상장까지 계속 지연되면 재무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빌딩매각과 관련, 미래에셋 고위관계자는 "의미가 깊은 빌딩이지만 투자가치 측면에서 매각을 결정했다"며 "재무구조보다 부동산 투자포트폴리오 개선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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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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