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훈, 글로벌 운용사 도약..조홍래, 성장주펀드 명가 재건

최근 새 수장을 맞은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본격적인 체제 정비에 나서고 있다. 국내 펀드시장이 지속적인 환매 등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장이 바뀐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구성훈號 글로벌 시장으로 항해=구성훈 부사장은 지난달 삼성자산운용 대표로 내정되자마자 액티브 총괄, 패시브 총괄, 마케팅솔루션 총괄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달에는 삼성생명 운용역 26명이 삼성자산운용으로 옮겨왔고 삼성생명 자산 50조원도 이관받았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삼성생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는 삼성자산운용을 그룹 내 핵심운용 조직으로 키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생명 입장에서도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보험자산을 운용하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10대 보험사 중 9개 보험사가 자산운용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운용 역량을 삼성자산운용으로 집중시키기 위해 삼성생명의 해외 자회사도 삼성자산운용에 넘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글로벌 리서치 능력을 강화하고 해외상품을 출시하기 위한 수순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생명의 뉴욕법인 지분을 다음달 초 매입 완료하고 상반기 중으로는 런던법인 인수도 마친다는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은 홍콩법인이 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상하이에 리서치센터를 설립했다. 이에따라 올 상반기 중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지역을 포괄하는 운용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미 2013년 10월에 뉴욕생명자산운용, 삼성생명 뉴욕법인과 함께 ‘미국다이나믹자산배분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삼성생명 뉴욕법인에서 운용을 맡아 최근 1년간 6.69%(에프앤가이드, 18일 기준)의 높은 성과를 올렸다. 수탁고는 6500억원에 달한다.
삼성자산운용은 2월에 인수하는 삼성생명 뉴욕법인을 통해 빠르면 오는 6월에 미국의 뉴욕생명자산운용과 합작법인도 설립한다. 삼성자산운용 뉴욕법인과 미국 뉴욕생명자산운용이 지분 51%, 49%씩을 보유하며 삼성생명 뉴욕법인이 주식과 채권 운용을 담당하고 뉴욕생명자산운용이 다른 전략적 자산운용을 맡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는 삼성생명과 시너지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번 인사로 액티브 총괄을 맡게 된 윤석 부사장은 운용부문 강화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삼성자산운용의 최근 움직임은 삼성생명의 풍부한 자금력과 글로벌 리서치, 네트워크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해외 판로를 개척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홍래號 기관 입맛 사로잡을 장기 상품 개발=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주식형펀드뿐만 아니라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긴 호흡의 상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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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 취임으로 우선 IS본부가 주목받고 있다. IS본부는 투자솔루션 총괄(Investment Solution Group)의 의미로 2013년 12월 말에 만들어졌다. 자산배분전략, 연금 상품 개발 및 운용, 퇴직연금컨설팅 등을 통해 장기 투자자금을 중위험·중수익으로 운용하는 것이 목표다. 조 대표는 IS본부를 키우기 위해 지난해 말 인사에서 김병규 IS본부 상무를 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IS본부는 지난해 ELS(주가연계증권)펀드에 이어 올해 중국고배당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조 대표는 박스권 증시에서 수익을 높이겠다는 강한 의지도 보이고 있다. 운용 성과 관리를 위한 TF(태스크포스)팀을 별도로 설치해 각 본부의 운용 성과를 정량적, 정성적으로 평가하도록 했다. 조 대표는 스스로 성과를 내겠다는 취지로 CMO(최고마케팅경영자)를 겸직한다. 조 대표와 함께 한국투자증권에서 한국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이용우 전무는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게 됐다. COO는 주식, 채권 등 각 부문별 CIO(최고투자책임자)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에서는 조 대표가 자산운용에 대해 이해가 높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조 대표는 한국운용 대표 취임 전부터 한국운용의 상근감사로 활동해 조직 내부를 잘 알고 있다. 2002년부터 동원증권 리서치센터장, 한국투자증권 홀세일 본부장 등을 역임해 거시경제와 마케팅 부문에서도 전문성을 갖췄다. 다만 박스권 시장을 이기는 ‘운용의 묘’가 필요하고 수수료가 높은 리테일 자금도 흡수해야 한다는 어려운 숙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는 지켜봐야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