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송치호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

"지난 1년여 간 반포 서래마을, 신사동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셰프(요리사)로 근무하며 외식산업의 현장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증권업계에 요리사 출신 애널리스트가 등장했다. '요리사 출신' 애널리스트라는 말에 펀드매니저들의 세미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송치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36·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2007년 1월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에 입사한 송 연구원은 2013년 이직을 준비하며 이탈리아 요리학교 일 꾸오꼬 알마(IL CUO CO ALMA) 한국 분교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9개월간 요리 수업을 들은 그는 2014년, 오랫동안 꿈꿔왔던 요리사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첫 근무는 반포 서래마을에 있는 포폴라리타에서 시작했다. 송 연구원에서 '송 셰프'로 변신한 그는 이태원 경리단길의 뽀르게리따, 신사동 가로수길의 르 브런식으로 직장을 차례로 옮기며 한국 외식산업의 '실리콘밸리'를 두루 경험했다.
7년 경력의 애널리스트 직업병 때문인지 직장에 다닐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치열한 삶 속에서도 그의 눈에는 한국 외식산업을 둘러싼 '돈의 흐름'이 먼저 들어왔다.
송 연구원은 "국내 외식산업에서 춘추전국 시대가 시작됐는데 주식시장에서는 그 변화를 모르고 있었다"며 "외식업을 둘러싼 심상치 않은 돈의 흐름을 좇으면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국내 외식산업의 변화는 바로 '외식업에 돈이 몰린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싼 오피스빌딩 종로 그랑서울은 청진상점가 식객촌을 유치해 전략적으로 테마 식당가를 기획했다. 고속터미널 센트럴시티는 100억원을 투자한 식당가 파미에스테이션을 열었고 코엑스몰도 리모델링을 통해 맛집거리를 조성했다. 외식이 상권을 바꾸고 고객을 집객하는 '유통업 성공의 열쇠'로 부상한 것이다.
그는 "먹거리는 모두의 관심사이고 프랜차이즈와 식자재 유통업에서도 격변이 일어나고 있는데 주식시장은 이들 기업에 대한 관심이 저조했다"며 "우려가 기대로 바뀔 때 주가가 급등한다는 점에서 지금이 바로 외식업에 관심을 가질 때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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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셰프'로 변신한 그의 주특기 요리는 에그 베네딕트(머핀을 반으로 잘라 구운 다음 베이컨과 계란, 햄을 올린 브런치 요리)와 스테이크다. 요리사로서 요리를 하는 것은 행복했지만 송 연구원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분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곳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외식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자연스럽게 꿰뚫게 되자 이를 하루 빨리 투자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그는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상권에서 일했던 경험, 그 경험에서 우러나온 분석으로 주식을 넘어서 산업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생각으로 지난 3일 출시한 보고서가 바로 '송셰프의 음식료 현장 이야기-돈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외식이야기'다.
보고서가 발간되자마자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늘 비슷한 보고서의 홍수 속에서 지루함을 느끼던 펀드매니저들은 앞 다퉈 그를 호출하고 있다. 그의 보고서에는 4년째 박스권이 이어지는 와중에 성장에 목마른 투자자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현장의 경험'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송 연구원은 "이제 애널리스트의 역할은 더 이상 급등주를 골라주는 것이 아니다"며 "변화하는 세상에서 기업이 무엇을 하고 있고 메가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달라진 애널리스트의 역할이라는 생각에서 '돈이 되는 외식업 아이디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