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저금리 틈새상품, 7000억 뭉칫돈 빨아들였다

증권사 저금리 틈새상품, 7000억 뭉칫돈 빨아들였다

최석환 기자
2015.02.17 06:12

NH·한국투자證 CD금리 연계 DLB 인기몰이..만기 3개월에 年 2.4~2.5% 수익 보장

은행의 예금금리가 1%대로 내려앉으면서 증권사의 저금리 틈새상품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올 들어 내놓은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와 연계된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사채(DLB)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한시적인 상품인데다 만기가 3개월로 짧고 은행 금리보다 높은 연 2.4~2.5% 수익을 확정적으로 보장해준다는 점이 매력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지난 10~12일 사흘간 판매한 390억원 모집 'DLB 344호(3개월 만기)'에 5배가 넘는 2058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DLB 344호는 CD(91일물)를 기초자산으로 만기평가일에 CD금리가 6%를 넘으면 연 2.41%, 6% 이하면 연 2.4% 수익을 각각 지급하는 원금보장형 상품이다. 최근 CD금리가 2%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 2.4%의 수익을 확정적으로 보장해주는 셈이다.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판매됐던 같은 유형의 상품인 'DLB 333호'에도 2300억원에 육박하는 시중 자금이 유입됐다. 당초 모집예정액인 300억원의 7배가 훨씬 넘는 수준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CD금리가 6% 이상 올라간 적이 없기 때문에 금리 기준 자체는 의미가 없다"며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통합 기념으로 고객들의 수익률을 올려준다는 취지에서 기획한 상품으로 청약만 되면 무조건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은행 자금 등이 옮겨오면서 모집액 한도를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선보인 DLB 상품도 마찬가지다. 한국투자증권은 CD(91일물)를 기초자산으로 만기평가일 CD 금리가 4% 이상이면 연 2.51%, 4% 미만이면 2.50% 수익을 지급하는 5종의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는데 1300억원 모집에 26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2%대인 CD금리를 고려하면 2.50% 수익을 확정적으로 받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10억원을 가입한 고객은 3개월(만기) 뒤 643만원(세전)을 챙길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각 증권사들마다 안정지향적인 은행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원금보장형은 물론 원금초과 보장형까지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고액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또 "CD금리 연계 DLB 상품과 같이 시중금리 이상의 확정금리형 상품은 사실상 역마진이 발생하기 때문에 한시적 판매하고 청약도 개인 고객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일단 이달 말까지만 관련 상품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같은 유형의 상품이라도 수익률 수준이 낮으면 자금 유치가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실제로 현대증권과 KDB대우증권이 최근 내놓은 CD(91일물) 금리 연계 DLB는 모집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연 2.19~2.20%대인 이 상품들은 50억원과 100억원 모집에 각각 44억원과 16억원의 자금이 들어오는데 그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0.1%포인트의 금리 차이만 있어도 자금 흐름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며 "수익률 수준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일부 증권사는 고객 유치를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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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산업1부장

"위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셰익스피어의 말을 마음에 담고,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란 글을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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