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과급 DC형 퇴직연금에 넣으면 근소세 원천징수 면제

[단독] 성과급 DC형 퇴직연금에 넣으면 근소세 원천징수 면제

한은정 기자, 최석환 기자
2015.04.03 09:10

올해 소득세법 개정으로 본격 시행, 퇴직소득 전환으로 절세효과 커져

기업이 경영성과상여금(성과급)을 지급할 때 퇴직연금 계좌로 넣으면 근로소득세 원천징수가 면제된다. 지난 2월3일 소득세법이 개정되면서 성과급을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계좌에 불입하면 근로소득세가 아닌 퇴직소득세로 과세되기 때문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소득세법 시행령 38조2항에 '퇴직급여로 지급되기 위해 적립되는 급여(근로자가 적립금액 등을 선택할 수 없으며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적립되는 경우로 한정)는 근로소득에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기업이 성과급 중 DC형에 넣을 일정금액이나 비율을 정한 뒤 이만큼의 성과급을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넣으면 근로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A기업이 근로자들과 협의해 상여금 1000만원의 30%(300만원)를 퇴직계좌에 불입하기로 결정했다면 퇴직계좌에 넣는 300만원에는 근로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고 700만원에 대해서만 근로소득세를 내면 된다. 근로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은 상여금은 훗날 퇴직금을 수령할 때 퇴직소득세가 부과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회사 규정에 성과급 가운데 어느 정도 비율을 퇴직연금 계좌로 적립할지 명시한 경우에만 퇴직소득으로 인정해준다"며 "퇴직연금 적립 비율은 노사가 합의해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득세법 시행규칙 15조의3에 따라 근로자는 퇴직연금에 불입할 상여금의 금액이나 비율을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없고 회사에서 정한 규정을 따라야 한다. 다만 상여금을 퇴직연금 계좌에 넣을지 여부는 선택이 가능하다. 회사가 상여금의 30%를 퇴직연금 계좌에 넣기로 해도 근로자 개개인에 따라 상여금의 30%를 퇴직연금 계좌로 받든 일반 통장으로 상여금 100%를 받든 선택할 수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퇴직소득과 근로소득은 소득세법상 동일한 기본세율을 적용하지만 퇴직소득의 경우 공제항목이 많아 실제로 내야하는 세금이 적다"고 설명했다. 또 상여금을 수령할 때 내야할 세금을 퇴직금 수령시에 내면 되기 때문에 과세이연 효과가 발생한다. 즉, 당장 내야할 소득세가 퇴직연금을 받을 때까지 적립돼 수익이 붇는 만큼 더 많은 퇴직금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지 않고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의 70%만 납부하면 돼 세금은 더 줄어들게 된다. 이 때도 퇴직소득세를 연금 수령 기간 동안 분할 납부하면 되기 때문에 과세이연 효과가 생기게 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연봉이 7000만원(성과급 1000만원 포함), 근속연수 10년(지난해 말 기준), 퇴직금이 5000만원(평균임금 500만원*10년)인 A과장이 올해부터 1000만원의 성과급을 3년간 적립한 후 2017년에 퇴직한다면 과세이연 효과를 감안하지 않고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받아도 300만원 가까운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연봉인상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상여금 1000만원을 DC형에 넣는다고 하면 총급여는 6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 경우 부양가족 2명을 포함한 인적공제 3명(450만원), 4대보험료 소득공제를 반영해 근로소득세는 512만원이 된다. 하지만 성과급을 바로 월급통장으로 받는다면 총급여는 7000만원이 되기 때문에 공제항목을 똑같이 적용할 경우 근로소득세는 676만원이 된다. 상여금을 DC형으로 넣으면 매년 164만원의 근로소득세가 줄어들어 3년간 492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반면 퇴직소득은 3000만원이 늘기 때문에 퇴직소득세가 증가하게 된다. 월급통장으로 성과급을 받았다면 2017년에 받을 퇴직소득은 6500만원(500만원*13년), 퇴직소득세는 212만원이 된다. 성과급을 퇴직소득으로 넣었다면 퇴직소득은 9500만원이 되고 퇴직소득세도 408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총 196만원의 세금이 증가한 것이다. 결국 근로소득세는 492만원이 줄고 퇴직소득세는 196만원이 늘어 최종적으로는 296만원의 세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퇴직연금을 2017년에 일시금으로 받지 않고 10년에 나눠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 408만원의 70%인 285만6000원을 10년에 나눠 매년 28만5600원씩 내면 된다.

박영선 미래에셋증권 세무사는 "근로자마다 공제항목이 달라서 절세효과는 제각각"이라고 전제하면서 "소득세율 15~24% 구간의 근로자들이 각종 공제를 감안했을 때 통상 3~7%사이의 퇴직소득세를 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여금을 퇴직연금으로 넣을 경우 10%포인트 이상의 절세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소득세율이 35% 이상인 고소득자는 퇴직소득세를 10%로 잡아도 절세효과가 더 커진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그룹이 상여금의 30%를 퇴직연금 계좌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직원들의 노후대비와 절세를 위해 상여금 중 일정 부분을 퇴직연금 계좌로 불입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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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산업1부장

"위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셰익스피어의 말을 마음에 담고,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란 글을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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