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아끼지 마라" 인재영입 열 올리는 운용업계

"돈 아끼지 마라" 인재영입 열 올리는 운용업계

한은정 기자
2015.09.08 03:29

신한BNPP운용·NH-CA운용 펀드매니저 모시기 경쟁

"좋은 펀드매니저 영입에 돈을 아끼지 마라."

올 초 취임한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가 최근 내린 특명이다. 대형주 펀드명가로 한 때 이름을 날렸지만 코스피가 오랜기간 박스권에 갇히면서 투자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대표 성장주 펀드인 좋은아침희망 펀드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꾸준하게 상위 30%의 수익을 내며 한 때 설정액이 7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현재 설정액은 2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부 인력영입에 소극적이던 신한BNPP운용은 국내 주식형 부문 등 약화된 기능을 회복해 나가기 위해 유능한 펀드매니저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조성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BNPP운용은 우선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좋은아침희망 펀드를 운용하며 명성을 떨친 김영기 전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을 영입했다. 지난 1일부로 신설된 리서치본부를 이끌게 된 김 본부장은 현재 5명인 전문인력을 1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근까지 가치주, 중소형주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신한BNPP운용은 하이자산운용의 가치운용팀장이던 임은미 이사를 영입해 탑스밸류 펀드 등 가치주와 중소형주 운용팀도 재정비했다. 주식운용본부는 성창훈 이사가 본부장을 맡았다. 김영기 본부장과 성창훈 본부장이 모두 대한투자신탁운용 출신으로 오래전부터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 시너지가 클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신한BNPP운용 관계자는 "시장이 변하는 주기가 짧아지고 유행도 빠르게 변하면서 한 가지 분야만 고집하기 보다는 어떤 시장에서도 운용을 잘 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이제 막 조직개편에 나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BNPP운용과 같이 인재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NH-CA자산운용이다. '현업에서 제일 잘나가는 인재를 뽑으라'는 NH농협금융지주의 특명으로 1년전 25명에 불과하던 운용조직을 현재 42명까지 늘렸다. 5년 뒤에는 운용인력을 65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올해 신설한 대체투자본부는 강세기 본부장을 지난달 영입한데 이어 현재 3명의 인력을 이달내로 6명까지 확충할 예정이다.

이규홍 NH-CA운용 자산운용부문 전무는 "국내주식과 채권만으로는 투자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올해 글로벌솔루션본부와 대체투자본부를 신설해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까지는 수익을 내기보다는 투자를 하는 시기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도 상장지수펀드(ETF) 운용본부와 인덱스운용본부가 포함돼 있는 패시브총괄 사업부를 강화하기 위해 전문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운용 ETF운용본부의 매출액은 삼성운용 전체 매출액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코스피200, 레버지지 ETF의 성과가 부진, 시장점유율은 50% 이하로 내려가 있다.

그간 ETF 운용에 집중했던 삼성운용은 1~2명에 불과했던 마케팅 인력과 상품개발, 자산배분솔루션 관련 전문인력을 늘려 이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퀀트운용본부장이 다음달부터 삼성운용으로 출근, 상품개발 등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총괄 전무는 "ETF 상품을 개발·운용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어떤 투자를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ETF를 잘 활용해서 효율적으로 자산배분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헤지펀드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투자자문사들도 인재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라임투자자문은 대신자산운용 헤지펀드 1본부장을 맡았던 김영준 본부장과 HSBC증권에서 전략·퀀트담당 애널리스트인 이종필 이사를 영입했다. 연내 헤지펀드를 설립하는 그로쓰힐투자자문도 지난 6~7월 KB투자증권과 대신자산운용의 리서치 인력을 영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더 높은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의 자산운용 니즈가 커지면서 자산운용 산업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며 "시대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미리 확보하려는 운용업계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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