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bye) 코리아…外人, 올해 산 주식 다 팔았다

'바이'(bye) 코리아…外人, 올해 산 주식 다 팔았다

이해인 기자
2015.09.16 09:35

'팔자' 행렬에 순매수 규모 4500억으로 하락, "FOMC 이후 분위기 반전 기대"

외국인의 순매도 확대에 코스피지수가 1930선으로 하락 마감한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
외국인의 순매도 확대에 코스피지수가 1930선으로 하락 마감한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

외국인의 매도세가 심상치 않다. 연초 국내 증시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매수한 국내 상장주식 대부분을 털어낸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장마감 기준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국내 상장주식 순매수 규모가 4463억원으로 하락했다. 올해 장바구니에 담았던 한국 주식 대부분을 매도한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초 만해도 코스피를 중심으로 '바이코리아'를 펼치며 지수를 견인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을 합쳐 3조 가까이 순매도 했던 외국인은 2월부터 순매수로 돌아서며 국내 상장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후 4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였고 이 기간 사들인 국내 주식만 10조원 어치에 육박했다.

그러나 6월부터 순매도로 돌아선 뒤 지금까지 '팔자' 행렬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매도세가 더욱 도드라진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29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고 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3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이후 최장기록이다.

외국인들의 이 같은 매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움직임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빠르면 이달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금리인상 문제가 급부상한 6월부터 외국인들은 매도규모를 키웠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도가 생각보다 길게 지속되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겼던 전문가들도 조금씩 긴장하는 눈치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매도가 아직까지는 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규모지만 임계치에 근접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볼 때 추가적인 외국인의 매도는 한국시장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최근 들어 빠져나간 자금이 유럽계 자금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유럽계 자금 중 비중이 가장 큰 영국 자금은 5월부터 8월까지 꾸준히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반면 미국은 7월까지도 지속적으로 순매수하다 지난달 568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계 투자자들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신흥시장에서 자금을 뺄 경우 한국 증시가 추가 충격을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동안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며 4조4000억달러를 추가로 풀었다. 사실상 제로금리에 가까운 저금리와 넘치는 유동성으로 신흥국에 유입됐던 자금이 미국 금리인상과 함께 선진국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과정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증가는 물론 신흥국의 경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FOMC에서 미국이 금리인상을 결정하더라도 신흥시장에서 외국계 자금이 추가로 빠져나갈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이미 너무 많이 매를 맞았다는 이유에서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서장은 "최근 외국 자금 유출과 지수 하락은 과거 미국이 긴축을 실시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 과한 측면이 있다"며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규모가 축소되는 등 자금정리를 대부분 마친 모습인데다 미국의 경우 매크로에 상관없이 3~5년가량 투자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만큼 금리인상 단행 시에도 추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전일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음에도 과거와 달리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며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모든 재료를 삼켜버리고 있는 만큼 이번 FOMC가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가 되며 단기적으로나마 외국계자금의 유입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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