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 韓직원 첫 본사 부사장에도 올라…"IoT·클라우드 신사업 강화로 PC 저성장 위기 돌파"

"무엇이든 먼저 손들고 제가 하겠다고 했어요. 시켜줄 때까지. 아무리 여자라도 손들면 시키지 않겠어요? 그러다보니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팀들을 제가 직접 만들게 됐고 단순한 담당자에서 팀장으로, 그렇게 계속 리더십의 전이가 일어나더라고요."
지난 3월 인텔코리아 설립 후 첫 여성 수장에 취임한 권명숙 사장(사진·51세)은 평사원에서 시작해 글로벌 기업의 한국대표 자리에 오르게 된 동력으로 '두려움 없는 도전'을 꼽았다.
IT업계 여성 1세대인 권 사장은 1988년 인텔코리아에 입사해 24년간 영업 및 마케팅 분야 주요 직무를 수행하며 IT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 마케팅 임원일 당시 한국 PC제조사들을 대상으로 '인텔 인사이드' 마케팅과 펜티엄4 광고를 주도해 인텔의 인지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2012년부터 3년여간은 삼성SDI에서 마케팅 상무를 맡았다.
인텔코리아 직원이 인텔 본사 부사장으로 선임된 것 또한 권사장이 처음이다. 고용 다양성을 강조해온 인텔이 권 사장의 경영 능력과 통찰력, 열정을 인정했다는 얘기다.
권 사장은 "IT기업의 여성 인력이 워낙 적은 데다 영업담당 전무로 있을 땐 한국 문화에서 '영업 뛰는' 여성을 반가워하지 않았다"며 "그럴 때일수록 내 길을 개척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엔지니어와 같이 가지 않아도 내가 충분히 기술적인 부분까지 설명할 수 있도록 IT에 대한 공부를 많이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영문학도(연세대 영문학과 졸업) 출신이다.
취임 후 6개월. 권 사장은 직원과 고객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신사업 위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권 사장이 본사 부사장으로 취임해 한국법인의 지위까지 격상되면서 의사결정이 빨라졌고 그 만큼 권 사장의 책임감도 더 커졌다.
PC 산업 등 전방산업의 위축 속에 인텔은 IoT(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 신사업 투자를 강화할 예정이다. 권 사장은 "그동안 인텔코리아 비즈니스는 PC 분야에 집중돼 있었다"며 "PC도 여전히 중요한 성장 축이지만 IoT와 클라우드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네트워크, 서버 등 디바이스를 뒷받침 해주는 인프라 시장까지 IoT 전 생태계를 아울러 고객사를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권 사장은 "한국의 기업과 소비자들은 IT 흐름에 매우 민감하다"며 "IoT는 분석, 데이터센터 등으로 전영역을 아우르는데, 고객사의 성장 전략에 우리가 어떻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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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권 사장은 인텔의 프로세서 성능 향상은 '무어의 법칙'을 토대로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무어의 법칙'이란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뜻. 설계 복잡성 증가, 공정 미세화의 어려움 등으로 반도체 칩의 집적도를 높이는 게 한계에 달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권 사장은 "물론 집적도를 끊임없이 높이는 작업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하지만 인텔은 '무어의 법칙'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고 목표를 세워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