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자산운용사에서는 4차산업 관련주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를 출시하며 마케팅 임원과 해당 펀드를 운용할 펀드매니저가 한자리에 모였다. 임원 가운데 한 사람이 매니저에게 "올해 이 펀드에 얼마나 돈이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나"라고 묻자 매니저는 "500억원 정도 예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그 임원은 "요즘 같은 시장에서는 100억원도 힘든 것 아니냐"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투자자 신뢰 추락으로 신상 펀드가 100억원도 모으기 힘든 현실에서 증권가 화제는 단연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중소형 펀드다. 설정 9일 만에 1000억원이 몰려 돈가뭄이 극심한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에서 '군계일학'으로 떠올랐다.
신영마라톤중소형 펀드에 돈이 몰린 이유는 단순하다. 신영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과 신영마라톤 펀드가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수익률로 보답하며 장기간 신뢰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신영밸류고배당의 5년 수익률은 96.3%, 신영마라톤은 74.51%이며 6개월, 1년, 3년, 5년, 설정 이후 전 구간에서 플러스 성과를 냈다. 특히 두 펀드는 설정 규모가 2조7000억원, 8000억원대로 초대형인데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펀드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이런 까닭에 신영자산운용의 신상 펀드인 신영마라톤중소형 펀드에는 출시 전부터 예약 고객이 밀렸다. 게다가 신영자산운용는 이 펀드를 고작 3000억원 수준에서 소프트클로징(신규 가입 제한)한다고 밝혔다. 다른 중소형주 펀드가 8000억원 전후에서 신규 가입을 제한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신영마라톤중소형 펀드의 운용보수가 0.6%이므로 3000억원을 모을 경우 회사가 벌어들이는 돈은 연 18억원에 그치게 된다. 펀드매니저 급여, 마케팅 비용, 인프라 비용을 감안하면 남는 것도 별로 없는 셈이다. 야심 차게 신상 펀드를 출시해놓고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고객 수익률이 최우선이며, 그것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고객 수익률이 어떻게 되든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생각으로 대규모 자금을 받아놓고 수익률을 망가뜨리거나 방치한 회사들이 곱씹어 볼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