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스튜어드십 코드]③스튜어드십코드 실무 부서장이 본부장 직무대리까지 겸직

"조직 곳곳이 누수예요. 참담할 정도입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내에서 자조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최고책임자 기금운용본부장(CIO)이 1년째 공석이고, 핵심 보직인 실장급 다수가 빈자리거나 직무대리, 겸직 등 미봉책 인사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이달 말부터 도입 예정인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 지침) 실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다.
1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13일 자로 이수철 운용전략실장이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로 선임됐다. 조인식 직무대리(해외증권실장 겸직)가 돌연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조 직무대리는 지난해 7월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이 사직한 이후부터 1년간 조직을 이끌었다.
기금운용본부는 본부장 아래 1센터, 7실, 3개의 해외사무소로 구성된다. 하지만 본부장을 포함해 해외증권실장, 주식운용실장, 해외대체실장, 뉴욕사무소장 등이 공석이다. 빈자리는 다른 실장이 겸직하거나 직무 대리 등 임시방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실장급 인사는 영입에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데다 내부 발탁 역시 기금운용본부장이 1년 간 공석이어서 책임지고 인사를 주도할 사람이 없어 인사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처럼 내부 조직이 흔들리면서 스튜어드십 코드와 같은 중요 정책의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이번에 기금운용본부장 직무 대리를 맡은 이수철 실장은 책임투자팀을 총괄하는 운용전략실장이다. 의결권 결정은 본부 내 투자위원회나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서 진행한다. 나머지 의결권 검토부터 준비, 실행 등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실무 부서는 책임투자팀이다.
조인식 직무대리가 퇴직하면서 스튜어드십 코드의 핵심 총괄 부서장이 기금운용본부장까지 겸직하게 된 셈이다. 기금운용본부를 총괄하는 본부장을 겸임하면 책임투자팀 업무 공백이 불가피해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루빨리 기금운용본부장을 선임하고 실장급 공석도 채워야 하는데 낮은 연봉, 지방근무, 정치적 외풍으로 인재 영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직 안정화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스튜어드십 코드 등 정책을 집행하는데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