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선업 중소기업 구하랬더니…2년간 8%만 투자

[단독]조선업 중소기업 구하랬더니…2년간 8%만 투자

김도윤 기자, 김명룡 기자
2018.10.25 16:33

정부 출자한 총 2000억원 조선업펀드, 2년간 투자 170억원…"산업현장과 동떨어진 정책자금 집행 문제 심각"

정부가 2016년 조선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조선업 구조개선 펀드'(이하 조선업펀드)의 투자 집행률이 1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에 빠진 조선업종에 속한 중소기업의 재기를 돕기 위한 정책 펀드가 제 기능을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 자금이 투입된 중소기업 재기지원 펀드의 투자집행률도 26%에 불과하다. 투자집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정책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6년 결성된 조선업펀드의 누적투자금액(8월말 기준)은 170억원으로 전체펀드 설정액 2000억원의 8.5%에 그쳤다.

정부는 2016년 추경 통과 뒤 확보한 예산을 토대로 그해 9월 조선업펀드 조성에 나섰다. 업황 악화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 조선업종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1000억원을 출자해 총 2000억원 규모 펀드 결성을 추진했다. 2016년 9월 공고 이후 한 달여 뒤인 10월 5개 VC(벤처캐피탈)를 운용사로 선정했다. 해당 펀드를 통해 조선사 협력업체에 투자해 급한 불을 끄겠다는 정책 결정이다.

운용사 선정 이후 약 2년이 지났지만, 이 펀드의 역할은 눈에 띄지 않는다. IB(투자은행) 업계 고위관계자는 "정부에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경까지 해가며 자금을 마련하고 산하기관을 통해 집행했다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정부는 돈을 풀었지만 그 돈은 운용사 주머니에 머물 뿐 실제로 기업에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정부의 추경 자금이 투입된 중소기업 재기지원 펀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는 정부의 추경을 통해 마련한 자금 중 2500억원을 중소기업 재기지원 펀드에 출자하기로 했다. 민간과 매칭해 총 3125억원 이상의 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의 회생을 돕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10월 12개의 VC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했다.

올해 8월말 기준 이 중소기업 재기지원 펀드의 결성금액은 3305억원, 누적 투자금액은 873억원이다.

추경으로 마련한 중소기업 재기지원 정책자금의 26.4%만이 약 1년간 실제 산업현장에 투입된 셈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급하게 마련한 추경 예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 속도에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다. 추경의 의미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현 정부가 '고용 쇼크'에 직면한 가운데 추경보다 정책자금의 막힌 혈을 푸는 게 우선 과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자금을 편성하고 나눠주더라도 막상 현장으로 흘러들어가지 않는 고질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VC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구조조정 관련 투자 노하우가 없는 벤처캐피탈에 추경을 통해 급하게 마련한 자금을 나눠줘 봤자 현장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조선업펀드는 위기에 빠진 관련 중소기업을 급하게 지원하라는 취지에서 조성됐지만 2년간 기업에 투자된 금액이 10%도 안 된다니 기가 막히는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는 비단 조선업 펀드만이 아니라 대다수 정책펀드가 안고 있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정부는 자금을 편성하고 부처 및 산하기관을 통해 내려보내면 그만인 줄 아는데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자금의 활용 방안을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소벤처부 관계자는 "조선업 펀드의 경우 운용사 선정 이후 여러 이유로 인해 펀드 조성까지 오래 걸렸다"며 "최근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빠른 투자 집행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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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김명룡 증권부장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바이오산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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