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회계기준 변경을 고의 분식으로 결론 내렸다. 지난해 3월 금융감독원 특별감리 착수 이후 1년 7개월여 만이다.
공은 법원과 검찰로 넘어갔지만 여러모로 역사적인 공방 중에서 빠졌으면 한 장면이 있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다. 김 전 원장은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사전조치 통보사실을 공개한 직후인 지난 5월 페이스북에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적었다.
이어 증선위 산하 감리위원회를 앞두고 한 차례 더 글을 올렸다. 김 전 원장은 "제 재임 시절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며 "금융감독기관이 시장에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전임 원장의 응원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지만, 김 전원장의 글은 가뜩이나 정치적인 이슈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정치색을 끼얹었다.
금감원장 재임 전 김 전원장의 행보나, 14일에 불과했던 재임기간, 사전조치공개로 불거진 시장 혼란을 감안하면 "제 재임 기간 중 결론 낸 사안"이라는 표현을 굳이 써야 할, 납득한 만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김 전 원장이 왜 그런 글을 썼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말마따나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전직 원장이 올릴 만한 글은 아니다"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탓에 살얼음판을 걷는 금감원 실무진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불평이다. 이쯤 되면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누구의 말이 한 차례 더 승리한다.
사회의 비정상적인 작동을 감시하고 바로잡는 정치의 역할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정상이든 비정상이든 기능이 작동하기도 전에 정치가 개입하는 현상은 '당사자의 행정처분 수용 가능성' 측면에서도 달갑지 않다.
증선위 결론이 옳고 그름을 떠나, 결론 도출 과정에서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정치에서 시작한 이슈지만 금융감독 기능이 스스로 작동할 수 있게 지켜볼 수만은 없었을까 하는 이유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