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은 필수품?" '어게인 2015'를 꿈꾸는 하나투어

"해외여행은 필수품?" '어게인 2015'를 꿈꾸는 하나투어

박보희 기자
2019.05.13 06:00

[종목대해부] 20만원 바라보던 주가 6만원대로 '뚝'…대외변수 불안 딛고 올라갈 수 있을까

그래픽=임종철 디자인 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 기자

‘휴가 시즌’ 여름이 온다. 어느 때보다 여행 콘텐츠가 넘쳐나는 세상, 해외 여행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닌 평범한 이들의 일상적인 경험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출국자수는 2700만여명에 달한다. 이같은 추세는 곧 여행업계에 돈이 흐른다는 얘기이다. 업계 1위 하나투어에 시장의 관심이 떠나지 않는 이유다. 하나투어 주가는 한때 20만원을 바라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들을 겪으며 어느새 반 토막보다도 더 밑인 6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출국자수 3000만여명을 바라보는 올해, 하나투어는 다시 한 번 날아오를 수 있을까?

◇여행·호텔·면세점까지 관계회사만 45개…여행업 총망라한 여행종합기업

하나투어는 1993년11월1일 국진여행사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가 이뤄지면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때다. 고려여행사에 근무 중이던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은 여행업의 성장성에 베팅했다. 뒤이어 입사한 최현석 전 부회장, 현재 모두투어 우종웅 회장 등과 함께 새로운 여행사를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만든 국일여행사(현 모두투어)는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주식 상장을 두고 이견이 생기면서 박 회장은 최 전 부회장과 회사를 나와 국진여행사를 창업했다. 여기에 박 회장의 중학교 동창인 권희석 수석 부회장이 창립멤버로 합류했다. 국내 1위 여행사의 시작이다.

1996년 하나투어로 사명을 바꾼 회사는 국내 여행 업계 최초로 소비자에게 직접 여행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닌 대리점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업을 하는 홀세일(도매) 방식을 도입해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2000년 11월7일 여행사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진입, 2011년 11월1일 코스피 시장 이전상장에 성공했다. 하나투어는 25년만에 자산총계 7161억원(2018년 기준), 20여만개 여행상품을 전국 8000여개 협력여행사, 온라인 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종합 여행 업체로 성장했다.

여행사로만 알려져있지만 하나투어는 관계회사만 45개에 달한다. 여행알선 뿐 아니라 광고대행, 출판대행, 보험까지 여행 관련 분야를 총망라한다. 2012년에는 호텔업에 진출했고, 2015년에는 면세점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올해 5월 말에는 국내 최초로 시행되는 입국장 면세점이 문을 연다. 국외로도 발을 넓혀 일본, 중국, 유럽, 미국, 베트남 등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 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 기자

◇20만 원 바라보던 주가 6만 원으로 ‘뚝’…지난 4년간 무슨 일이 벌어졌나

하나투어 주가는 2015년 7월 장중 한때 20만5000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연예인들이 해외로 떠나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이 대세로 자리잡고, 해외여행 열풍에 너도나도 떠나던 그 때, 가파르게 오르는 주가에도 ‘더 오를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이 쏟아졌다. 환율과 유가는 안정적이었고, 출국자수는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목표주가를 20만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망은 실적에 근거했다. 2015년 1분기 하나투어는 연결기준 매출액 1182억원, 영업이익 16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6.1%, 84.9% 증가를 기록했다. 전체 송출송객수는 전년대비 30% 늘었고, 전체 출국자 대비 하나투어 점유율이 20%를 넘었다. SM면세점 사업 시작에 대한 기대감에, 일본 여행객 증가 추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중국 여행 시장 확대 전망까지 더해 밝은 앞날을 꿈꿨다.

하지만 이도 잠시,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중동발 메르스 여파에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조치까지 더해지며 여행업계 시계는 거꾸로 돌았다. 2015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072억원, 영업이익 71억원으로 전년대비 매출액은 2.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7.9% 줄며 영업실적은 시장 기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대를 걸었던 면세점은 오히려 짐이 됐다. 2016년 1월 영업을 시작한 면세점은 개점 첫 해 28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 본업에서 번 돈은 면세점 적자를 메꾸는데 사용됐다. 2016년 하나투어는 매출액 5956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29.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10억원으로 전년대비 53.1% 줄었다.

빠르게 오른 주가는 빠르게 하락했다. 대외 이슈에 크게 흔들리는 여행업의 특성이 반영됐지만, 일시적인 악재에 흔들린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오리라 시장은 기다렸다. 기회는 왔다. 이미 트랜드로 자리잡은 해외 여행 수요가 늘며 매출 역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2016년 말 7만원대에서 바닥을 찍은 주가는 2017년 반등을 시도했다. 1년여간 꾸준히 올라 지난해 초 10만원대 진입에 성공했을 때 쯤, 주가는 다시 거꾸러졌다. 매출에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일본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 각종 자연재해가 발생한 탓이다.

지난해 6월 일본에서는 오카사 지진을 시작으로 홋카이도 지진, 태풍 등이 발생했다. 10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지진, 쓰나미 피해가 확산됐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47억원으로 전년대비 16% 역성장했다. 시장은 어닝쇼크로 평가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2% 줄었다. 송객 수는 138만명으로 2010년 이후 분기 기준 첫 역성장을 기록한데다, 일본향 패키지는 27% 줄었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7만~9만원대로 하향 조정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 재팬의 감익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일본의 각종 천재지변으로 일본 매출이 크게 줄어든데다, 환율, 유가 등 매크로 지표도 불리했다”고 설명했다.

◇ 여전히 불안한 대외환경…‘입국장 면세점’ 돌파구 될까

지난해 말 올해 경영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하나투어는 올해 목표실적으로 연결기준 매출액 9545억원, 영업이익 602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하나투어는 매출액 8283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기록했다.

하나투어는 목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이번 1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다. 연결기준 매출액 2240억원으로 전년대비 2.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32억원으로 전년대비 10.1% 늘면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섰다. 여행객 수는 줄었지만, 객단가(ASP)를 높이고, 마케팅·광고 등 각종 비용을 줄여 영업이익을 개선했다. 개별여행 시장에서는 글로벌OTA(온라인여행사)에게 역부족인 상황이지만, 소규모 패키지 등 상품 다변화를 통해 유럽과 중국노선에서 매출을 올렸다.

서형석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여행은 사치품이 아닌 필수재로 인식되고 있어 장기적 측면에서 탄력적인 복원력을 보여준다”며 “전통적으로 관광수요 회복기에는 자유여행에서 패키지 여행 순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올해는 여행 기간이 단기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국내 경기가 좋지 않아 가성비 높은 패키지 여행의 수요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 개선은 결국 자회사들의 손실 폭을 줄이는데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면세점의 손실 폭이 줄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2월 영업손실이 큰 인사동 SM면세점 규모를 줄여 적자 규모를 10억원으로 줄였다.

송재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익 감소를 주도한 자회사들의 적자 개선 폭이 크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중국 한한령 약화에 따른 인바운드 회복으로 호텔 부분의 흑자 전환, 비용절감에 따른 면세점 적자폭 축소”를 기대했다. 박성호 연구원 역시 “면세점이 최악의 구간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오는 31일 문을 여는 입국장 면세점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입국장 면세점이 국내에 처음 시도되는 만큼 매출, 수익 규모 등이 얼마나 될지는 사업을 시작해봐야 안다”며 “기내면세점 수요를 일부 가져올 수 있으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환율과 유가 등 대외 환경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연초 1120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환율은 지난달 들어 급증, 지난 9일 미·중무역협상 불안감에 1180원을 돌파했다.

박성호 연구원은 “원화가 워낙 약세인데다 내수 경기도 좋지 않은 편이라 여행 수요가 생각보다 안나오고 있다”며 “대외 상황이 워낙 안좋아서 강한 성장은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여행은 곧 물량 싸움이기때문에 압도적인 1등 회사인만큼 어려운 시기도 무난하게 넘길 것”이라고 봤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