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생명-FI '3년 전쟁'-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교보생명에 투자한 FI(재무적투자자)는 8년 간 자금이 묶여있다. '3년 대박'을 노린 투자였지만 지금도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장담할 수 없다. 2021년 초 중재 소송의 판결에 따라 엑시트 과정에서 다른 변수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FI가 엑시트를 하지 못하는 사이 제로금리와 코로나19(COVID-19), 규제 등 영향으로 보험 업종 밸류에이션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어피니티 등 교보생명에 투자한 FI는 중재 소송 결과에 따라 엑시트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재 소송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는 지금 상황에선 엑시트 구조나 전략을 짜는 일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별개로 2007년 말 교보생명에 투자한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SC PE)도 신 회장에 대한 풋옵션 행사를 위한 중재소송을 벌이고 있다. SC PE는 12년 이상 자금이 묶여있는 상황이다.
중재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신 회장과 FI 간 물밑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FI의 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우선 최근 보험 업종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지금 교보생명의 가치를 투자 당시보다 높다고 장담할 수 없다. 투자 때 활용한 인수금융 등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 이상 가치로 엑시트를 해야 하는 만큼, 중재 소송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긴장을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펀드 만기는 출자자 등과 협의를 통해 연장할 수 있어 큰 문제가 아니라 해도 교보생명에 투자한 FI의 펀드 만기는 1~2년 앞으로 다가온 것으로 알려졌다.
FI는 신 회장, 그리고 교보생명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FI 측 관계자는 "신 회장은 FI와 투자 당시 맺은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교보생명이 미국에서 회계법인 소송을 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민족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금융회사 교보생명이 특정주주인 신 회장 한 명만 편드는 의사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중재 소송 판결과 향후 FI의 엑시트 구조 등에 따라 어피니티 컨소시엄 외 주주들의 의사결정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 회장이 스스로 교보생명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기조를 이어갈 경우 다른 주주들의 교보생명 지분가치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 회장에 대한 기타 주주들의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FI 측 관계자는 "교보생명 역시 자기자본으로 투자를 많이 하는데, 피투자기업 오너가 계약 내용을 지키지 않을 경우 신 회장은 무엇이라 말할지 궁금하다"며 "금융의 핵심은 신뢰인데, FI들은 교보생명과 신 회장을 믿고 투자했는데 명확하게 계약서에 있는 합의 내용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향후 어떤 펀드가 한국 시장에 투자하려고 하겠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