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폭락…"코로나 재확산, 아무리 돈 풀어도 못 이긴다"

美증시 폭락…"코로나 재확산, 아무리 돈 풀어도 못 이긴다"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6.12 07:16

[월가시각]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시장친화적 정책(통화완화)도 코로나19(COVID-19)의 2차 유행을 상쇄할 수는 없다. 최근 전국적으로 번진 인종차별 항의 시위도 코로나19 재확산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데니스 드부쉐르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폭락했다. 미국 남부와 서부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2차 유행에 대한 공포가 시장을 덮쳤다.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연준의 암울한 전망도 차익실현성 투매를 부추겼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전략가는 "(경기회복 속도가 불확실하다는) 연준의 어두운 경기전망이 주식시장의 투매를 불러왔다"면서도 "오늘 주가가 급락했다고 해서 이것이 반드시 약세장의 시작을 뜻하는 건 아니다"라며 낙관론을 견지했다.

텍사스·플로리다·캘리포니아 등 확진자 재급증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861.82포인트(6.90%) 급락한 2만5128.17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도 188.04포인트(5.89%) 떨어진 3002.10을 기록했다. 보잉은 16% 넘게 폭락했고, JP모건 골드만삭스 엑슨모빌 쉐브론 모두 8% 이상 내려앉았다.

최근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급락세로 돌아서며 다시 1만선 아래로 밀렸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527.62포인트(5.27%) 내려앉은 9492.73으로 마감했다. 테슬라와 페이스북, MS(마이크로소프트) 모두 5% 넘게 폭락했다.

이른바 '공포지수'라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일 대비 50% 가까이 치솟으며 40대에 진입했다. KKM파이낸셜의 댄 데밍 상무는 "우리가 너무 앞서간 게 아닌지 걱정하는 시장의 심리가 작동했다"며 "최근의 급등세를 고려할 때 말이 되는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선 남부 텍사스와 플로리다, 서부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주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지난 3월부터 각 주별로 외출금지령과 비필수 사업장 폐쇄 명령을 발동했던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자 이달 들어 50개 모든 주에서 봉쇄 완화에 들어갔다.

그러나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코로나19가 재유행하더라도 재봉쇄는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제를 다시 봉쇄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경제를 닫으면 경제 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더 많은 피해가 야기된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준 "경기회복 속도 불확실"…트럼프 "틀렸다"

전날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가 6.5% 역성장하고 내년엔 5%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2022년엔 3.5% 성장을 전망했다. 실업률은 올해 9.3%에서 2021년 6.5%, 2022년 5.5%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경제활동이 재개되긴 했지만 아직은 매우 약한 상태"라며 "완전한 경기회복은 사람들이 경제활동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때까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기회복이 얼마나 빠를지는 매우 불확실하다"며 "경기회복 속도는 코로나19 방역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고 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미국이 6.5% 역성장할 것이란 연준의 경기 전망이 틀렸다며 올 하반기 경기가 매우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연준은 매우 자주 틀린다"며 "우리는 아주 좋은 3/4분기와 훌륭한 4/4분기를 보낼 것이다. 2021년은 사상 최고의 해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곧 코로나19의 백신과 치료제도 갖게 될 것"이라며 "이게 내 의견이다. 지켜보라"고 덧붙였다.

美 신규 실업자 154만명…10주째 줄었다

미국에서 한주새 154만명이 실업자가 됐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아직도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지만 신규 실업자 수는 10주째 줄어드는 추세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5월31일~6월6일) 미국에선 154만2000명이 새롭게 실업수당을 청구했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158만명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직전주의 189만7000명보다 대폭 줄었다.

미국의 신규 실업자 수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가 본격화된 직후인 지난 3월말 687만명으로 정정을 찍은 뒤 10주째 감소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12주 동안 실업수당을 새로 청구한 사람을 모두 합치면 무려 4400여만명에 달한다. 다만 이 가운데 약 절반에 해당하는 2000여만명은 이후 직장으로 복귀했다.

미국에서 이 같은 대규모 실업은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지난 2월까지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대에 불과했다. 종전까지 최대 기록은 제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 당시 69만5000명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최대 66만5000명(2009년 3월)에 그쳤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다음달 최종 임상시험 돌입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소식도 주가 급락을 막진 못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7월 시작키로 했다.

3상 임상시험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을 최종 검증하는 단계다. 3상 임상시험에 3만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모더나는 코로나19 증상 발현 차단을 시험의 1차 목표로 두고 있다. 이어 입원하지 않아도 되도록 중증으로의 진행을 막는 것도 목표다.

모더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3상 임상시험에서 100마이크로그램(㎍)을 투여하기로 밝혔다. 이 용량이면 스위스 제약사 론자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2021년부터 연 5억도스(1도스는 성인 1명의 1회 접종량)에서 최대 10억도스의 생산이 가능하다고 모더나는 전했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모더나와 영국 옥스포드대-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존슨 등 3곳의 코로나19 백신 물질 후보에 대한 3상 임상시험에 미 행정부가 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모더나가 7월로 가장 빠르고,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존슨은 각각 8월과 9월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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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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