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공포의 '역금융장세'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강도와 속도는 여기에 종속된다. '빅스텝'(50bp, 1bp=0.01%)을 넘어 '자이언트스텝'(75bp) 인상까지 거론되고 있는 이유다. 증시는 미국 금리 방향과 치열한 눈치게임을 벌인다. 선반영됐다는 진단과 그래도 무섭다는 공포가 엇갈리며 증시는 안갯속에 빠진다.

시장에선 오는 3~4일 열리는 5월 FOMC에서의 빅스텝 인상에 무게를 싣는다. 2일 시카고상품거래소 패드워치(CME Fed Watch)에 따르면 5월 FOMC에서의 빅스텝 금리 인상 확률은 99.8%다.
그간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 위원들도 빅스텝 인상을 시사해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중앙은행의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면서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50bp 인상도 논의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각종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고점을 가리킨 게 영향을 줬다. 3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6.6% 상승했다. 1982년 1월 말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국내 증시에선 약세장이 계속됐다. 달러 강세 영향과 함께 빅스텝 인상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선 5월 FOMC에서 금리가 빅스텝으로 인상된다면 추가적인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빅스텝, 자이언트스텝 인상 가능성을 어느 정도 반영해왔다"며 "5월 FOMC에서 그간 우려됐던 부분들이 현실화된다면 증시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이언트스텝 인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원자재 공급난이 지속되는 현재 '오일쇼크 악몽'이 되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등장한 때문이다.
1979년 2차 오일쇼크 당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13%대였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폴 볼커 의장이 같은해 10월6일 기준금리를 4%포인트 올리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토요일 밤의 학살'이라고 할 정도로 실업자가 급증했고 기업들이 줄파산했다.
최근 파월 의장도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을 언급하며 금리 인상 속도를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강성 매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자이언트스텝 인상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선 자이언트스텝으로 인상되면 미국 증시 뿐 아니라 한국 증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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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7월 미국의 빅스텝 금리 인상 우려가 선반영됐지만 지난달 말 자이언트스텝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장이 크게 흔들렸다"며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가 3% 가까이 올라올 것이란 예상이 우세해진 것도 영향을 줬다"고 했다.

금리인상 강도 못지않게 속도도 주목거리다. 현재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말 미국 기준금리가 3.0%~3.25%에 달할 거라는 확률이 47.7%로 가장 우세하다.
다만 1970~80년대의 오일쇼크 당시의 상황이 재현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 시각이다. 국제유가의 추가적인 상승이 어렵고 고용지표도 나쁘지 않아서다. 지난 3월 미국의 3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43만1000개 증가했고 실업률을 3.6%로 역대 최대치에 근접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일쇼크 당시엔 유가 급등세와 고용시장 불안정 등의 요인이 맞물렸지만 지금은 다르다"라며 "원유 공급처가 다변화돼 국제유가가 치솟긴 힘들고 고용시장도 탄탄해 스테그플레이션이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