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 편취한 '송현그룹' 회장 딸, IPO 앞두고 대표 사임 왜?

정부 보조금 편취한 '송현그룹' 회장 딸, IPO 앞두고 대표 사임 왜?

박기영 기자
2025.11.27 15:50

IPO(기업공개)를 목전에 둔 케이블 제조기업 티엠씨(TMC)의 송수민 전 대표의 갑작스런 사임 배경에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송 전 대표는 케이피에프(5,490원 ▲100 +1.86%)·송현홀딩스 등을 계열사로 둔 송현그룹 송무현 회장의 장녀로 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혀온 인물이다.

관련 업계에선 대표이사의 전과 기록이 상장을 앞두고 경영 투명성 심사에서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급히 사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오너 리스크'를 은폐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송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사기 혐의 2심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는 그룹 지주사 격인 송현홀딩스 대표로 재직하던 2020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 2400여만원을 부당 편취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 제도는 근로시간을 주 35시간 이하로 단축할 경우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것이다.

송현그룹 측은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직원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 기록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오전 8시30분에 출근한 직원들에게 9시30분에 나온 것처럼 기록을 조작하게 하고, 실제 사용하지 않은 연차신청서도 허위로 작성하게 했다. 부하 직원에게 휴대폰 알람시간까지 설정해 출근 기록을 조작하도록 하는 등 범행을 주도했다.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는 피해금액 반환 및 과징금 납부 등을 참작해 벌금 200만원으로 감형했다. 송 전 대표는 1심에서 혐의를 자백했으나, 2심에서는 진술을 번복하고 혐의를 부인했음에도 법원은 유죄를 확정했다.

한 노동사건 전문 변호사는 "노동부가 사기 혐의로 특정 기업 대표를 직접 고소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송현홀딩스 사건은)그만큼 고의적인 조작 정황이 명백했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전 대표는 유죄 확정 4개월 만인 지난 3월 티엠씨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티엠씨는 송 전 대표 사임 4개월 뒤인 지난 7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10월 승인을 받았으며 다음달 3~4일 일반청약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선 송 전 대표의 사임이 상장 심사 통과를 위한 포석이었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전과가 상장 결격 사유는 아니지만 경영 투명성 심사 과정에서 이사진 구성은 꼼꼼히 따져본다"고 밝혔다.

티엠씨가 금융권에서 빌린 118억원에 대해 송 전 대표가 연대보증을 선 점도 대표 사임 의도가 석연치 않음을 방증한다는 해석이다. 거액의 연대보증을 선 뒤 갑작스럽게 대표직을 내려 놓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은 만큼 실질적인 오너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풀이다.

한 상장사 대표는 "상장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오너 일가이자 연대보증까지 한 대표가 사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주관사(미래에셋증권) 등의 조언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현그룹 측은 "송 전 대표의 사임은 경영과 소유를 분리하기 위한 차원일 뿐 사기 혐의 확정 판결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송 전 대표는 사기 사건 여파로 송현홀딩스 대표에선 사임했으나 여전히 등기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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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기자

미래산업부에서 스타트업과 상장사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제보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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