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1900억 생겼다" 비트코인 팔아 시세왜곡...빗썸 오입금 미스터리

"갑자기 1900억 생겼다" 비트코인 팔아 시세왜곡...빗썸 오입금 미스터리

성시호 기자
2026.02.07 01:40

(종합) '1인당 비트코인 2000개' 경품 오지급…
빗썸 "거래 신속히 제한, 고객자산 피해 없어"
거래소 보유량 보다 많은 비트코인 지급도 논란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현황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6.2.5/뉴스1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현황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6.2.5/뉴스1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이용자 수백명에게 1인당 비트코인을 2000개씩 지급하는 사고를 냈다. 이용자 손에 들어간 물량 일부는 곧바로 매도돼 시세왜곡을 빚었다. 거래소 보유량을 초과하는 규모의 비트코인이 전산상 지급된 경위도 논란이다.

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전날 오후 이벤트 당첨자들의 계정에 잘못된 경품을 입고했다. 앞서 '1인당 2000원어치' 보상을 건네기로 계획했다가 실제론 '1인당 비트코인 2000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비트코인 시세가 개당 9500만~9800만원대에서 등락한 점을 감안하면, 당첨자들은 각각 1900억원어치를 뛰어넘는 규모의 가상자산을 쥐게 된 셈이다.

지난 6일 저녁 7시38분 빗썸 원화시장에서 발생한 비트코인 시세급락을 1분봉(가운데)으로 표시한 모습. 9700만원대에서 등락하던 시세가 8111만원으로 급락했다./사진=빗썸 모바일 앱 갈무리
지난 6일 저녁 7시38분 빗썸 원화시장에서 발생한 비트코인 시세급락을 1분봉(가운데)으로 표시한 모습. 9700만원대에서 등락하던 시세가 8111만원으로 급락했다./사진=빗썸 모바일 앱 갈무리

일부 당첨자가 비트코인을 내다팔면서 사고의 파장이 커졌다. 빗썸 원화시장에서 비트코인은 저녁 7시36분 9700만원대에 거래됐지만, 7시38분엔 8111만원까지 급락하며 순간 낙폭이 15% 이상 벌어졌다. 매도물량이 폭증한 여파다.

시세급락이 빚어지기 전 복수의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자신의 빗썸 계정 잔고가 돌연 190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는 글이 모바일 앱 화면 갈무리(스크린샷)와 함께 잇따라 게시됐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급증한 잔고와 함께 '서비스가 차단된 계정'이란 문구가 표시된 사진을 올렸다.

시장에선 시세왜곡에 따른 피해 우려가 제기됐다. 손절매 등 목적으로 미리 냈던 매도주문이 의도치 않게 체결됐거나, 코인대여 서비스로 시세 상승에 돈을 걸었다가 급락으로 강제청산을 당한 이들이 존재할 것이란 관측이다.

잘못 지급된 것으로 추산된 비트코인의 양이 거래소 전체 보유량을 크게 웃돈 점도 도마에 올랐다. 빗썸이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서 공시한 비트코인 위탁규모는 4만2619개였는데, 가상자산 보유수량 검증절차가 정상 작동했다면 이번 지급사고가 사전 차단됐을 것이란 지적이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거래소 등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위탁받은 가상자산과 동일한 종류와 수량의 가상자산을 실질적으로 보유하도록 규정한다.

빗썸은 이날 0시23분 게시한 첫 사과문에서 "일부 고객에게 비정상적인 수량의 비트코인이 지급됐다"며 "내부통제 시스템을 통해 이상거래를 즉시 인지했고, 관련 계정에 대한 거래를 신속히 제한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가격은 5분 내 정상수준으로 회복됐으며 도미노 청산방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해 비트코인 이상시세로 인한 연쇄청산 역시 발생하지 않았다"며 "외부해킹이나 보안침해와는 무관하고, 시스템 보안이나 고객자산 관리엔 어떤 문제도 없다"고 했다.

빗썸은 또 "고객자산은 기존과 동일하게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현재 거래 및 입출금 역시 정상 운영 중"이라며 "고객 자산 손실이나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나, 추가적인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성시호 기자

증권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