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피까지 쭉쭉?..."낙폭 예상보다 클 수도" 증권사 연구원의 경고

8000피까지 쭉쭉?..."낙폭 예상보다 클 수도" 증권사 연구원의 경고

김창현 기자
2026.02.26 15:32
이상헌 iM증권 연구원. /사진=김창현 기자
이상헌 iM증권 연구원. /사진=김창현 기자

코스피가 7000을 넘어 8000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글로벌 투자은행과 국내 증권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최근 상승 흐름이 유동성에 과하게 의존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스피가 이미 기대치를 상당 부분 선반영해 오버슈팅 구간에 진입한 만큼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주가 상승의 핵심 동력은 유동성인데 최근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이 둔화된 상황에서 개인투자자의 ETF(상장지수펀드) 중심 매수세가 지수를 견인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지난해 글로벌 증시 중에서 최상위권 수익률을 기록했던 코스피가 올해 들어서도 최상위권 수익률을 기록하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시장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기대를 선반영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연초까지만 해도 글로벌 투자은행은 한국 증시 비중 축소를 권고했으나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국면을 거치며 입장을 선회했다. 특히 여당과 야당이 대선 과정에서 모두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시사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하반기 수출 회복 기대에 힘입어 코스피를 순매수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순매도세를 보이다가 5월부터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발표된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조성 계획이 맞물리며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기대가 커졌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도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순매수를 자극했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외국인 투자자 수급 동력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3138억원을 순매수하는데 그쳤고 코스피가 6000을 넘긴 이달 들어서는 11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 자금이 ETF를 통해 유입되며 지수를 떠받치기 시작했다. 고객 예탁금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인 100조원을 넘겼다.

이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급락을 주도하면 개인투자자가 급등을 이끄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코스피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니 증권사들은 뒤늦게 밸류에이션을 조정하고 있는데 추가로 주가 상승을 정당화할 요소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ETF 중심의 수급 환경에서는 한두 종목을 사는게 아닌 바스켓 단위로 종목을 매매한다는 점에서 특성상 탄력도가 크다"며 "유동성이 한계를 보이며 하락 일수가 길어질 경우 낙폭은 예상보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중간 선거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다시 유입되는 모습이 나타나면 코스피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인공지능) 투자 사이클과 관련해서도 경계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그간 자제해오던 회사채 발행에 나서며 AI 투자 재원을 조달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향후 투자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차입을 통해 투자가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시장의 시선이 성장성에서 수익성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데이터센터 등 대형 프로젝트 일정이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그간 국내증시를 이끌던 삼성전자(218,000원 ▲14,500 +7.13%), SK하이닉스(1,099,000원 ▲81,000 +7.96%) 등 반도체주에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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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김창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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