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개미 핵심투자처 ETF, 400조 시대](下)
-주요 증권사 연금 중 ETF비중 47% 차지

#1년전 퇴직연금을 KODEX 200에 투자한 직장인 A씨의 연간 수익률은 188%에 달한다. 반면 은행권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투자한 직장인 B씨의 연 수익률은 3%대에 그쳤다.
국내 증시가 6000선을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하면서 연금으로 투자에 나서는 연금개미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ETF(상장지수펀드)에 연금 개미들의 자금이 몰린다. 펀드 대비 매매가 용이한데다 각종 세금 혜택까지 얻을 수 있어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4곳의 퇴직연금(DC(확정기여형)·IRP(개인형퇴직연금))내 ETF 투자 금액은 36조6000억원으로 퇴직연금 가운데 47%에 달한다. 지난 2024년말 30.4%에 불과했던 ETF 투자 비중은 1년 3개월 새 16.6%p 상승했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퇴직연금 시장도 원리금 보장형에서 실적 배당형으로의 머니무브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가운데 실적배당형 상품, 즉 투자형 상품의 적립금은 123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63.8% 늘었다. 비중도 24.8%까지 높아졌다.
이같은 흐름이 지속되면서 ETF 성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본부장은 "DC, IRP 계좌에서 ETF 투자가 늘어나면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며 "한편으로는 아직 실적배당형 상품이 20%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ETF 시장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ETF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각 운용사별로 연금 투자에 적합한 상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노후 자금 수요가 높은 투자인 만큼 커버드콜 ETF나 채권형, 고배당주 등 배당형 ETF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고 위험자산인 주식투자 비중을 높이기 위한 채권혼합형 상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퇴직연금 계좌의 경우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70%로 제한돼 있다.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하는 30%에 채권, 주식 혼합 상품을 편입할 경우 주식 투자 비중을 최대 85%까지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반도체 ETF에 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이를 겨냥한 반도체 채권혼합 ETF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1Q K반도체TOP2채권혼합50 등이 연이어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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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규모가 500조원에 달하며 적립금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연금에서의 ETF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어 운용사들은 이에 적합한 전략과 상품을 제안하고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며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TF도 "투자가 아닌 투기판" 우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인버스 2배) 상품 88개가 전체 거래량의 90%를 차지한다. 코스피 랠리에 이어 중동 전쟁 리스크까지 겹치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기초지수 등락의 최대 2배를 추종하는 고위험 ETF에 집중적으로 베팅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전날까지 전체 ETF 상품(1093개)의 일 평균 거래량은 44억8277만좌로,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 상품은 40억4574좌를 기록했다. 불과 88개인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가 전체 거래량에서 90.49%를 차지하는 것이다. 일 평균 거래대금에서도 전체 ETF 대비 31.12%를 차지했다. 전체 ETF 상품의 거래대금은 17조4414억원으로, 이 중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 상품은 5조4281억원으로 집계됐다.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는 각각 기초지수의 일일등락률의 2배, -1배,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주가 등락을 따라가며 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을 크게 얻으려고 하는 분위기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에 시장이 워낙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그걸 따라잡는 상황에서 레버리지 ETF 투자가 늘었고, 오히려 너무 올랐다고 생각하면 곱버스를 저점 매수하는 패턴이 있었다"며 "반대로 지난달은 하락했다가 빠르게 회복하며 떨어질 때는 곱버스, 하락 후 반등을 예상하면 레버리지를 매수하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곱버스 등 고위험 상품에 몰리면서 손실 위험도 커진다. 특히 지난 2월까지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인버스, 곱버스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는 단기 매매용으로 투자할 것을 권유한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은 "레버리지, 인버스, 곱버스 등의 파생상품을 활용한 ETF는 단기 트레이딩용이나 일부 포지션 헷지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권고한다"며 "기간 수익률의 2배 또는 마이너스 1배,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간 보유 시 계좌에 불리하다"고 말했다.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 인기가 커지면서 개별종목을 대상으로 하는 ETF도 출시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금융투자업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사전 예고하며 해당 ETF가 이르면 다음 달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제시한 요건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자산운용업계도 발맞춰 출시를 준비 중이거나 검토하고 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은 국내 증시의 활력을 제고할 뿐 아니라 서학개미들의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개별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활발히 거래되며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로 시장 내 변동성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 사이클이 올라갈 때도, 내려갈 때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기업"이라며 "원래도 변동성이 큰 회사고 특히 국내 시장 규모에 비해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변동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TIGER코스닥150바이오테크, 수익률 -14%

삼천당제약(487,500원 ▼17,500 -3.47%) 급락 사태로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의 수익률도 희비가 갈렸다. 삼천당제약 비중이 높은 ETF의 경우 수익률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ETF가 특정 종목의 돌발 악재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액티브 ETF들은 운용역들이 재빨리 삼천당제약 비중 조절에 나섰으나 패시브 ETF 중에는 여전히 삼천당제약 비중이 10%가 넘는 상품도 있다.
삼천당제약은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118만4000원을 기록하며 상장 이후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미국 독점계약 관련 의구심과 주가 조작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16일 삼천당제약 종가는 50만5000원으로 고점 대비 57.35% 하락했다.
이날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천당제약을 편입하고 있는 ETF는 35종목으로 투자 규모로는 5130억원 수준이다. 가장 큰 비중을 갖고 있는 ETF는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18,785원 ▼330 -1.73%)'로 10.37%다. 이후 RISE 헬스케어(17,370원 ▼250 -1.42%)(편입 비중 8.37%), KODEX 헬스케어(22,105원 ▼285 -1.27%)(4.85%), TIGER 헬스케어(48,855원 ▼500 -1.01%)(4.79%), RISE 내수주플러스(12,285원 ▼35 -0.28%)(4.09%), KIWOOM 코스닥150(9,745원 ▼20 -0.2%)(3.71%) 순이다.
지난달 31일 사태 발생 이후 일주일간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의 수익률은 -14.72%를 기록했다. RISE헬스케어 수익률은 -10.88%, KODEX 헬스케어 수익률은 -7.38%를 나타냈다.
사태 발생 당시 삼천당제약을 9.7% 편입하고 있었던 'RISE 바이오TOP10액티브(15,485원 ▼305 -1.93%)'의 수익률도 같은 기간 -17.3%를 나타냈다. 그러나 액티브 ETF들은 빠르게 삼천당제약 비중을 줄이며 수익률 방어에 나섰다. RISE 바이오TOP10액티브는 지난 9일 삼천당제약을 포트폴리오에서 편출했다.
사태 발생 이전 삼천당제약 비중이 각각 7.54%와 7.88%였던 'TIGER 기술이전바이오액티브(9,770원 ▼200 -2.01%)'와 'TIME K바이오액티브(18,375원 ▼265 -1.42%)'도 포트폴리오 내 삼천당제약 비중을 0으로 만들었다. 반면 패시브 ETF는 특성상 자유롭게 종목 편출을 하지 못해 삼천당제약 비중을 빠르게 줄이지 못했다.
이에 같은 코스닥 액티브 ETF라도 삼천당제약 비중이 높은 ETF의 수익률은 그렇지 않은 ETF보다 낮다. 지난 3월31일 사태 발생 이후 이날까지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의 수익률은 -9.66%다. 반면 TIGER 기술이전바이오액티브와 TIME K바이오액티브의 수익률은 각각 -7.13%와 -8.54%다.